▲ 연평도서 바라본 북녘마을 UN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와 북한의 남북 불가침 합의 폐기 선언으로 서해5도 등 한반도 군사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10일 오전 인천 연평도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의 한 해안마을에 적막만이 흐르고 있다./연합뉴스
"별일 있겠냐 싶으면서도…"
평온한 생활유지 뉴스 '촉각'
공무원 비상근무 등 만일대비


UN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와 북한의 남북 불가침 합의 폐기 선언 등으로 한반도 군사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북한측과 맞닿아 있는 서해 5도에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11일을 기점으로 남북 불가침 선언을 백지화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10일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 5도 주민들은 평온한 일상을 유지하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방송 뉴스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관련기사 3면

2010년 천안함 침몰 사건과 연평도 포격 등을 겪은 이곳 주민들은 '별일 있겠느냐'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혹시 모를 북한의 기습 도발을 걱정하고 있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오전 백령도는 쌀쌀한 날씨 속에 초속 12∼18m의 강풍이 불면서 마을 곳곳에 인적이 끊겨 스산한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이곳은 북한 장산곶으로부터 불과 17㎞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최전방 지역이다.

백령도 주민 김병득(65)씨는 "친척들이 전화를 걸어 섬에서 빨리 나오라고 하는데, 여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아직 그런 불안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언론에서 도발 가능성이 계속 언급되다 보니 관광객도 크게 감소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평도 주민들은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꽃게 조업을 앞두고 겨우내 창고에 보관했던 그물을 길가에 펼쳐 놓고 손질했다. 또 어선의 부서진 부분을 용접하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시간을 보냈다.

이섬 주민들은 2010년 11월 북한의 기습 포격으로 직접적 피해를 경험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7일 연평도에서 불과 10㎞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북한 최전방 해안포 부대를 방문했다는 소식에 주민들의 불안은 더욱 커진 상태다.

군(軍) 당국을 비롯 옹진군 등 서해 5도를 관할하는 각 기관들의 경계 태세도 한층 강화됐다.

해병대는 최근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 5도 지역 부대에 경계 태세를 격상해 대비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령면·연평면사무소 직원들도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 마을 대피소와 방송시스템을 점검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김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