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불화로 인한 각종 사건·사고(경인일보 3월 5일자 23면 보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가정문제 해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12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지역의 가정폭력 발생 및 검거건수는 418건으로 하루 평균 1건이 조금 넘는 가정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반면, 같은 해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인천지부에서 가정폭력으로 1번 이상 상담을 받은 사람은 1천719명으로, 가정불화로 고통받고 있는 가정이 외부에 드러난 것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 가운데 95% 정도는 부부간 폭력이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관계자는 "가정폭력은 늘 일어나는 일이지만 창피하다며 대부분 숨기고 있기 때문에 경찰 접수사건이나 상담건수보다 실제 가정폭력을 겪고 있는 가정이 더 많을 것"이라며 "가정폭력과 관련된 상담신청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가정문제 상담소인 건강가정지원센터의 가족상담 건수도 전국적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08년 10만3천382건이었던 가족상담 이용자수는 2011년 20만3천446건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인천지역은 2010년 2만1천건에서 2011년 4만9천429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처럼 가족문제가 증가하는 것은 사회 진출로 경제적 지위가 높아진 여성과 가부장적인 남성의 가치관 충돌, 경기불황, 자녀문제, 술 등이 주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정불화 및 가정문제가 '가족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위에 알리고 조기에 상담을 받아 해결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부모세대에서 나타난 가정불화가 자녀세대에 고스란히 이어진다는 것이다. 또 가정불화를 보고 자란 자녀들의 심리적 상태가 불안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초·중등 학생의 자살 원인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가정불화로 분석됐다. 지난해 10월 교육과학기술부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7월 자살한 학생 88명 가운데 33명(37.5%)이 가정불화·가정문제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관계자는 "가정폭력 상담자의 과거를 들여다보면 대부분 부모님이 다투는 모습을 많이 봐왔거나 부모에게서 학대를 받은 경우가 많다"며 "가정불화의 원인은 술, 외도, 약물 등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가정불화가 대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고 했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