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평구가 청사내 광장 주차장 한쪽에 마련한 여성우선 주차장. 주차구획선과 안내표지판을 설치해 놓았지만 식별이 쉽지않고 홍보도 제대로 안돼 있어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부평구 여성우선 주차장은 생색내기용?' 지난 8일 오전 10시15분께 인천시 부평구청 청사내 광장 주차장.

청사 주차게이트를 통과한 61주 85XX 번호판을 단 하얀색 K3 승용차가 주차장에 진입했다. 주차장에 진입한 차량은 빈자리를 찾더니 여성우선 주차장 한쪽에 자리를 잡았다. 차에서 내린 운전자는 여성이 아닌 젊은 청년. 이 청년은 무사히 주차를 마치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청사 현관을 향해 사라졌다.

이 청년이 여성우선 주차장에 진입해 주차하기까지 어느 누구의 설명이나 안내도 들을 수 없었다. 여성우선 주차장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기는 했지만 주차공간을 찾느라 바쁜 운전자들의 눈에 들어오기 어려워 보였다. 초록색 주차구획선도 식별이 쉽지 않아 이곳이 여성우선 주차장이라는 사실을 알기 힘들어 보였다.

청사 주차장에서 만난 한 30대 남성은 "자주 드나들었지만 여성우선 주차장이 있다는 사실은 오늘 처음 알았다"며 "이 자리에 주차를 여러 번 했는데 본의 아니게 얌체 운전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다"고 했다.

청사 관리를 담당하는 한 근무자는 "자세히 보면 여성우선 주차장뿐 아니라 임산부전용 주차장도 있다"며 "하지만 장애인 주차장과 달리 벌과금 등이 없고 홍보가 부족하다 보니 사실상 없는 셈이나 마찬가지"라고 귀띔했다.

부평구는 지난 2011년 청사광장 주차장과 부평숲 인천나비공원에 각각 11면과 9면의 여성전용 주차장을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부평삼거리역 주차장에 10면을 추가로 마련하는 등 앞으로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여성우선 주차장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부평구의회 이소헌 의원은 "여성친화정책을 주민들에게 쉽게 소개하기 위해 지자체가 내세우는 것들이 '하이힐 굽이 빠지지 않는 보도블록', '여성우선 주차장' 등"이라며 "이에 대한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운영방안에도 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