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고등학교에 2학년 학생 대입진학지도를 놓고 비상이 걸렸다.
 29일 교육부가 수능시험 등급제 신설과 특차모집 폐지 등을 골자로 한 2002학년도 새대입제도를 발표하자 일선 교사들은 진학지도의 기준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몰라 난감해 하고 있다.
 교사들은 총점이 표시되지 않는 수능 등급제로는 지금까지의 전국석차에 의한 진학지도가 불가능한데다, 새대입제도로 수시모집과 추천전형·다단계 전형 확대 등으로 다양화할 대학들의 학생선발 방식에 적절히 대응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원 A고 2학년 부장은 “등급제 실시에도 불구 수능은 내년 대입시에도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결국 수능은 수능대로 신경써야 하고 학생부성적을 비롯, 수시모집과 다단계 전형 등을 겨냥한 경시대회 입상, 자격증 획득 등 각종 특기사항은 물론 면접, 논술 등을 두루 신경써야 할 것”이라며 학생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했다.
 비평준화 지역인 안양 B고 3학년 주임도 “주요 대학들은 학업성취도를 알수 없는 수능 등급보다는 영역별 성적을 전형자료로 삼을 것이 확실하다”고 수능 등급제 실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수능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학생부와 추천서의 경우 공정성과 객관성 면에서 대학들이 전형기준으로 삼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C고 3학년 부장은 “새 대입제도는 수능의 영향력을 줄이고 학생부와 추천서 등을 주요 전형자료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지만 현장에서 그대로 적용되기 힘들 것”이라며 “결국 대학별로 다양한 전형기준을 양산해 수험생과 교사들을 혼란에 빠트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교육부의 새대입제도에 맞춰 다음달 말까지 입시요강을 발표해야 하는 대학들도 난감해하기는 마찬가지다.
 수원 D대학의 한 관계자는 “각 대학이 입시 변별력을 높이기위한 지필고사를 건의했으나 '재정적 제재'를 무기로 지필고사 금지를 강요해 따를 수 밖에 없게 생겼다”면서 “수능이 변별력을 상실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전형기준을 만들어야 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이와관련 각 대학들은 구술및 면접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어 일선 고등학교의 대입지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尹寅壽·張學鎭기자·isy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