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측이 지난 8월15일부터 3일간 이뤄진 1차 이산가족방문을 기념하는 금화 및 은화등 기념주화 3천개를 제작, 판매중인 것으로 1일 확인.
2차 이산가족 방문단의 숙소인 평양 고려호텔 1층 기념품 판매점에 진열된 기념주화에는 '북남 흩어진 가족 친척 평양 상봉'이라는 글과 함께 모자가 다정히 포옹하는 모습이 도안.
북측이 10원짜리로 만든 기념은화의 판매가격은 37원(약 17달러).
북측이 영문으로 만든 '제품보증서'에서는 99.9%의 순도에 무게 31.1g인 금화와 은화가 모두 3천개 제작됐으며 부강무역회사가 생산했다고 설명.
○…남측의 동생 네명을 한꺼번에 재회한 북측의 최병태씨(71)는 “어제밤 가족들을 만난후 감격에 못이겨 시를 하나 써왔다”며 '조국찬가'라는 자작시를 낭송.
그러나 “상봉의 기회를 마련해주시고 끊어졌던 가족의 연을 다시 이어주신 장군님, 통일의 영수이신 장군님을 믿고 영원히 따르리라”는 시구에 남측 가족들은 어색한 표정.
남측가족들은 이내 '경주최씨 사전공파보권지천'이라고 적힌 족보 2권을 꺼내 병태씨의 이름을 펴보이며 분위기를 전환.
병태씨는 “족보를 보니 내 뿌리가 아직 남아있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다”며 “북에서도 족보를 소중히 간직하며 뿌리를 간직하겠다”고 다짐.
○…남측의 노모와 동생들과 함께 반세기만의 점심식사를 한 북측의 홍세완씨(69)는 식탁에 마련된 백세주를 가족들에게 연방 권하는 모습.
홍씨는 백세주를 들어보이며 “이 술을 마시면 백살까지는 거뜬히 살게 되지”라고 말하기도.
노모 박천례씨(86·광명시)가 마지막이 될지 모르니 많이 먹으라고 음식을 권하자 홍씨는 “왜 마지막이야. 마지막이 아냐. 자식들이 다 있는데 무슨 말씀이냐”며 “백세주 드시고 100살이 아니라 200살까지 사세요”라고 덕담.
○…남측방문단이 그리운 고향땅에 도착해 하룻밤을 지낸뒤 맞은 1일 평양의 아침은 안개가 짙게 끼어 한치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
북측관계자는 “그동안 날씨가 좋았는데 어제부터 안개가 짙게 끼더니 오늘도 날씨가 좋지 않다”며 “지난 86년 대동강하구 남포관문이 건설된 뒤 대동강물이 충만(풍부)해져 습기가 많아지고 겨울날씨로는 푸근해 기온차가 발생한 탓”이라고 설명.
아침 일찍 일어나 식사를 마치고 오전 개별상봉을 기다리던 남측방문단은 창밖으로 평양시내를 둘러보았으나 짙게 낀 안개로 어디가 어딘지 알아볼수 없다며 아쉬운 표정.
○…고려호텔측은 1일 아침식사로 시금치 조갯국, 조개풋고추찌개, 팥죽, 닭버섯볶음등 10여가지의 민속음식을 준비.
호텔관계자는 “나이 드신 분들이 우리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편안하게 드실 수 있도록 다양한 전통민속음식을 마련했다”며 “끼니마다 음식종류를 바꿔가며 고루고루 맛보실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
아침식사를 마친 방북자들은 각자 호텔방에서 개별상봉 때 북쪽 가족들에게 전해줄 선물과 사진 등을 꺼내보며 정성스런 마음을 담았고 일부는 고려호텔 1층 매점에 들러 남쪽에 남아 있는 가족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기도.
○…대학교수가 되어 돌아온 동생 하재경씨(65·김책공업대학 강좌장)를 만난 재인씨(74·서울시 서초구)는 오전 개별상봉 때 아들 용진씨(41)와 딸 정미씨(43), 손자 두원군(7)등을 동행해 일일이 소개.
재경씨는 “다들 너무 보고 싶었다”며 감격에 겨운듯 말을 잇지 못한뒤 이들과 일일이 포옹.
재경씨는 “혈혈단신 북에 들어가 위대한 수령님과 장군님 덕에 박사학위도 따고 대학교수도 되어 이렇게 돌아왔다”며 북에서 가지고 온 박사증과 훈장을 자랑.
이에 전직의사였던 재인씨는 재경씨의 손을 잡으며 “나도 박사학위는 땄지만 훈장은 못받았는데…”라며 흐뭇한 표정.
재경씨는 이자리에서 김일성주석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와 사진집 '혁명의 성산 백두산 해돋이', 북측 가족들의 편지를 전달.
○…개별상봉을 앞두고 남측의 공동취재단 숫자에 대해 북한적십자측이 이의를 제기해 한동안 혼란.
북측은 신문과 방송, 사진, 외신기자 등으로 이뤄진 1조당 10명의 취재인원이 너무 많아 혼잡스럽고 북측 기자들이 들어갈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인원을 5명으로 줄여줄 것을 요청.
북측은 또 외신기자가 공동취재단에 있는 것을 보고 “외신기자가 꼭 필요하냐”며 불만을 표시.
결국 취재인원은 외신을 포함해 남측 6명과 북측 3명으로 최종결정.
○…롯데월드 민속박물관 관람길에 오른 북측방문단 김영황 김일성대 교수는 유명학자답게 주변 사람들에게 손수 설명을 해줘 눈길.
김교수는 민속관 정문에 설치된 사천왕상을 가리키며 “북한 묘향산에 있는 보현사에도 똑 같은 것이 있다”며 “보현사는 서산대사가 머문 북한의 유명한 절”이라며 상세히 소개.
[상봉이모저모]기념 금화.은화 주화 3천개 제작 등
입력 2000-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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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2-0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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