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920만명, 면적 서울의 17배.
 많은 인구와 넓은 면적으로 인해 늘상 치안의 사각지대로 인식되고 있는 곳이 경기도다. 사건·사고는 인구만큼이나 빈번히 발생하지만 넓은 관할 구역을 빈틈없이 관리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서울경찰청장으로 승진·발령된 박금성 경기지방경찰청장 역시 꼭 1년전 경기경찰의 최고 지휘관으로 부임하면서 고속승진이라는 '기쁨'보다는 경기치안행정의 난맥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박청장이 치안력 향상을 위해 돌파구로 추진한 명제는 '몸소 실천'과 '고객지향의 치안행정'.
 그는 직원들에게 경찰 본연의 임무는 발생한 사건·사고의 처리보다는 예방치안임을 강조하고 경찰의 자기정체성은 바로 '대주민 서비스'임을 역설하면서 몸소 실천하는 지휘관상으로 역량을 발휘해 나갔다.
 때맞춰 추진된 '경찰 대개혁 100일 작전'에 몰입, 대외적으로는 고객지향의 치안에 열과 성을 기울여 주민의 80%이상이 치안서비스가 향상됐다는 평가를 내놓을 정도로 친근한 경찰상을 심어주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 치안행정에 시민단체(NGO)를 참여시켜 법집행의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갔다.
 경찰 내부적으로는 각급 경찰서 간부들에게 파출소 직원과 고충상담을 하도록 지시해 '경찰의 자기정화'물결에 물꼬를 트는 역할을 했고 특히 '포돌이 양심방'을 운영해 비위공무원수도 지난해에 비해 54%나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같은 고객을 우선하는 경찰 이미지 제고와 내부개혁은 치안행정력의 향상으로 승화돼 범죄발생이 지난해에 비해 1.2%가 감소됐고 살인·강도등 7대 범죄자 검거율은 지난해 대비 20.1%가 증가하는 실적을 올렸다.
 아셈정상회의 당시 빈틈없는 경비로 지난 1일 김대중 대통령이 경기도를 방문했을 당시 노고를 치하받은 점이나 외교적으로 민감했던 화성군 매향리 사태를 큰 물의없이 매끄럽게 수습한 것은 박청장의 소신인 '몸소 실천'과 '고객지향의 치안'을 대변하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를 받고 있다.
 경기경찰청 직원들은 “부하직원들을 격의없이 대해주고 애로사항을 청취해 주던 자상한 지휘관이 떠나게 돼 아쉽다”면서도 “박청장이 서울청장으로 승진 발령된 것은 그간의 노고와 역량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축하하고 있다. /崔佑寧기자·pang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