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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박시후가 피해자 A양과 대질심문을 받기 위해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녹번동 서울서부경찰서에 출두하고 있다. /연합뉴스 |
자살, 연예병사 특혜논란, 성폭행·성추문, 프로포폴 불법투약, 대마초 흡입, 논문표절의혹….
계사년 벽두부터 불미스런 일로 요란했던 연예계 상황이 점입가경이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건사고가 계속 터져나와 뒤숭숭하다.
아직 2013년의 일사분기일 뿐이지만 연예계 관계자들도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을 정도로 온갖 불상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새해 첫날인 1월1일에 터진 톱스타 김태희와 비의 열애설은 처음에는 대중을 즐겁게 하는 빅뉴스였지만 이내 연예병사의 특혜 논란으로 이슈가 옮겨지면서 한동안 시끄러웠다.
현역 군인 신분인 비가 빈번하게 데이트를 즐긴 것에 대한 논란이 거세게 일면서 연예병사의 신분과 처우에 대한 갑론을박이 요란했다.
여론의 포화를 맞은 비는 결국 군인복무규율 위반으로 일주일 근신 처분을 받았다.
1월2일에는 영화·드라마 제작자이자 스포츠스타의 매니지먼트를 해온 조현길 미디어앤파트너스 대표가 자신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까움을 준 데 이어, 1월6일에는 야구 선수 출신이자 고(故) 최진실의 전 남편인 조성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줬다.
조성민의 자살 소식은 전 부인인 최진실, 전 처남인 최진영 남매의 비극과 맞물리며 우리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우울증과 자살의 연쇄작용 등에 대한 고민과 분석이 이어졌다.
잇단 자살 사건에 이어 성추문, 성범죄 사건도 터져나왔다.
1990년대 인기그룹 룰라 출신 방송인 고영욱이 1월3일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더니 결국 잇단 미성년자 성폭행·성추행 혐의로 구속됐다.
현재 검찰은 고영욱에 대해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청구한 상태. 만약 유죄가 확정돼 형 선고와 함께 전자발찌 부착 명령이 내려지면 고영욱은 형이 종료·면제된 직후 전자발찌를 부착해야 한다.
2월18일 밤에는 인기 탤런트 박시후의 성폭행 피소 소식이 전해졌다.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와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로 한창 주가 상승 중인 그가 연예인 지망생을 성폭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로 고소당한 것.
박시후 사건은 이후 한 달이 넘은 현재까지도 진실이 밝혀지지 않고 연일 온갖 루머와 공방을 만들어냈다. 그 사이 사건 관계자들과 주변 인물들까지 얽힌 고소, 고발 사태가 이어졌고 온갖 '아름답지 못한' 사연들이 터져나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여자 연예인들은 프로포폴 불법투약 혐의로 기소됐다. 프로포폴은 속칭 '우유 주사'로 불리는 수면유도제다.
1월 말부터 탤런트 이승연, 박시연, 장미인애, 현영 등 네 연예인의 이름이 프로포폴 불법투약 혐의와 함께 거론돼 인터넷을 시끄럽 하더니 결국 검찰은 지난 13일 이들을 모두 기소했다.
이승연, 박시연, 장미인애는 불구속 기소, 상대적으로 투약 횟수가 적은 현영은 벌금 5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그 직후 현영은 출연 중인 방송에서 자진 하차했고, 이승연이 진행하던 프로그램은 방송이 잠정 중단됐다.
박시연과 장미인애는 소속사를 통해 "치료와 미용을 위해 병원을 찾았으나 의사 처방에 따른 것이었다"며 향후 재판에서 혐의를 벗겠다고 주장했다.
얼마 전부터는 '대마초'의 그림자도 연예계에 퍼지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지난 12일 대마초를 판매한 혐의로 아이돌그룹 DMTN의 멤버 최다니엘을 입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최다니엘은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지인들에게 수차례 대마초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있다.
그 이튿날에는 KBS 2TV '미녀들의 수다'로 인기를 얻은 미국 국적의 방송인 비앙카 모블리가 대마초 흡연 및 구매알선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도 대마초 수사를 펼치면서 유명 영화배우의 아들도 수사 선상에 올라 수사 파장이 연예계 전반으로 확대될지 주목되고 있다.
20일에는 방송인으로 떠오른 스타강사 김미경이 논란의 중심에 놓였다. 이화여대 석사학위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스피치 전문가 및 동기 부여 강사인 그는 tvN '스타특강쇼'에 세 번 출연해 화제를 모은 데 이어 지난 1월부터는 tvN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김미경쇼'를 진행하고 있다.
'꿈 전도사'로 불리는 그는 평소 한 번 강의에 수천명의 관중을 몰고다니는 것으로 유명한데, 방송에 출연하면서 최근 그 유명세가 더욱 커졌다.
현재 인터넷에는 그의 표절의혹이 뜨거운 이슈다.
김미경은 이날 오후 공식자료를 내고 "학계의 기준에 맞추지 못한 것은 실수였지만 제 양심까지 함부로 팔지는 않았습니다"라며 논란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과 해명을 했다.
그러나 이번 논란으로 '김미경쇼'의 방송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사실. 또한 김미경을 초대손님으로 모셔 녹화했던 MBC '무릎팍도사'도 예정대로 21일에 김미경 편을 방송할지 고민 중이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불미스러운 일들이 잇달아 터져 안타깝다는 반응과 함께 이런 일련의 일들이 연예계 전체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까 우려하고 있다.
심엔터테인먼트의 심정운 대표는 "연초부터 연예계가 시끄러워 마음이 안 좋다"며 "정말 일이 끊임없이 벌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예인의 대마초 흡입 루머와 연관된 한 기획사 대표는 "주변으로부터 소문을 들어 알게됐는데 정말 황당하다"면서 "사실이 아니길 바랄 뿐이고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