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이씨 가문 작품 372점
이재학 8폭 병풍 '첫 공개'
내달 23일 학술강연회도
경기도의 대표적 토착성씨이자 명문가인 용인이씨(龍仁李氏) 가문의 진귀한 유물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경기도박물관은 올해 첫 특별전시회로 오는 27일부터 6월 16일까지 '경기명가(京畿名家) 기증유물 특별전 : 천년의 뿌리, 용인이씨'를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용인이씨 가문에서 보존해 왔던 초상화와 서화작품 등 보물급 유물들은 물론, 용인이씨와 왕실과의 관계를 엿볼 수 있는 값진 유물들과 당시 사대부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민속유물 등 총 372점의 유물들이 소개된다.
전시되는 유물들은 대부분 지난 2009년과 2011년 두차례에 걸쳐 용인이씨 후손들이 경기도박물관에 기증한 875점의 귀중한 유물들 중 가려 뽑은 것으로 상당수 유물들은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거나 현존하는 유일한 작품들이다.
용인이씨는 태조 왕건을 도와 고려 건국에 공을 세운 개국공신 이길권(李吉卷)을 시조로 1천년 넘게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명문가로, 조선시대에 11명의 경기관찰사를 배출한 것을 비롯해 수많은 정승과 판서, 경기관찰사 등을 배출한 바 있다.
전시되는 유물 중 충정공 이세백의 초상과 이의현의 초상, 이돈상 초상화 밑그림 등은 이번 전시에서 처음 소개되는 보물급 초상화로, 18세기 초상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돈상 초상화 밑그림은 초상화 제작과정 중 한단계인 상초묵화(上초墨畵)의 과정을 보여주는 현존하는 유일한 작품이기도 하다.
조선후기 판서와 경기관찰사를 지낸 이재학의 행서 필체가 있는 8폭 병풍도 이재학의 작품으로 처음 세상에 공개되는 유물이란 점에서 눈길을 모으고, 이재학이 세상을 떠난 지 15년 후 '익헌공'이란 시호를 받은 교지는 붉은 색 종이 바탕에 순금을 뿌려 장식한 매우 희귀하고 귀중한 유물이어서 눈여겨볼 만하다.
이밖에도 장양공 이일 장군이 여진족을 토벌한 전투를 그린 '장양공정토시전부호도', 사대부들이 먼 길을 떠날때 챙겨야 할 물품들의 목록을 기록한 '행구건기', 여러개의 서랍이 설치된 일종의 금고인 '각게수리', 집안의 혼례나 궁중의식에 사용됐던 화려한 노리개 '대삼작노리개', 국왕의 선물 목록인 '하선장' 등 흥미로운 유물들도 이번 전시에 소개된다.
경기도박물관측은 이같은 전시와 함께 전시기간 중 중앙홀에 '내 이름으로 교지 만들기' '영의정과 함께 하는 포토존' '이일 장군의 여진족 토벌작전 퍼즐 맞추기', '승경도 놀이'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아울러 4월 23일 오후 2시에는 박물관 강당에서 '조선시대 경화사족 고찰'을 주제로 학술강연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경기도박물관 김성환 학예팀장은 "이번 특별전은 내년 '경기(京畿)' 명칭 1천년을 맞아 경기도의 뿌리를 찾기 위한 사업의 첫번째 작업으로 마련돼 더욱 의미가 있다"며 "조선후기에 경기도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사대부들인 경화사족(京華士族)의 역사와 문화를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귀중한 전시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