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2001학년도 대입 수능시험 성적 발표 결과 상위권 및 중위권 수험생의 점수가 크게 올라 고득점 동점자가 대거 발생함에 따라 각 대학에서는 학생선발에 비상이 걸렸다.
각 대학들은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대학에서 객관적으로 학생들의 실력을 평가해 선발하라는 말이냐'며 수능시험이 변별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고려대 김성인 입학관리실장은 '수능 만점을 받고도 변환표준점수로는 2점 넘게 밀리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이번 수능은 변별력 상실은 물론, 과목별 난이도 조절에 실패, 수험생들의 진학지도는 물론 대학의 학생선발에 큰 혼란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서강대 입시담당자도 '고득점자가 크게 늘어 수능에 대한 신뢰감이 크게 떨어졌다'며 '고득점 수험생들간에 소수점 싸움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고액 면접 및 논술과외 조짐이 우려된다'고 우려했다.
이에따라 대학들은 나름대로 객관적 기준에 따라 우수학생을 가려내 선발하기 위해 논술고사 및 면접시험 평가기준을 세분화하고 동점자 처리 규정을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먼저 서울대는 동점자 처리 기준을 종전 5단계에서 8단계로 강화, 이번 특차 모집부터 적용키로 했다.
서울대는 지금까지 동점자가 발생할 경우 수능 총점, 수능 3개 영역별 점수, 학교생활기록부 교과성적 총점 등 5단계 기준을 적용했으나 2001학년도부터는 학생부상 국어, 영어, 수학 성적까지 추가 반영키로 했다.
이와함께 서울대는 정시모집의 경우 논술고사(인문계 32점, 자연계 16점 반영)와 면접(인문.자연계 8점 반영)에서 평가기준을 엄격히 해 변별력을 높이기로 했다.
서울대 입시관계자는 '논술고사의 평가항목을 세분화해 점수화하고 면접의 경우 2002년부터 도입키로 한 심층면접의 요소를 상당부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세대와 고려대, 이화여대, 서강대 등 주요대학들도 고득점자들이 예년보다 훨씬 많이 지원, 수험생들간에 소수점 이하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각 전형요소별 사정기준을 구체화, 세분화해 엄격히 적용할 방침이다.
이화여대 황규호 입학부처장은 '수능이 변별력을 잃게 돼 논술.면접 등의 영향력이 커지기 때문에 엄격한 판정기준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대 노종희(盧宗熙) 교무처장은 '논술을 치르는 인문계의 경우 예년보다 기본점수를 줄이는 등 방법을 통해 변별력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성균관대는 학생생활기록부상 성적을 소수점 둘째자리까지 반영하고 논술에서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3차 채점까지 실시하고 각 채점 단계별로 점수 차가 클 경우 한번 더 채점을 실시할 방침이다.
성균관대 입시관계자는 '이를 위해 논술평가교수도 93명 이상으로 50% 이상 늘리고 평가교수진에 따라 점수차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편차조정작업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