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현장조사는 정확한 통계의 첫 단추!
2013년 2월 1일자로 통계청 경인지방통계청 수원사무소장으로 부임하면서 본인이 앞으로 사무소 운영의 각오도 다질 겸 통계에 관해 평소 지니고 있는 몇 가지 생각들을 여러분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그 첫 번째 시리즈로 현장조사에 대해 말씀드릴까 합니다.
본론을 얘기하기에 앞서, 통계의 중요성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알기 쉽게 하나의 사례를 통해 설명해 보도록 하죠. 우리나라 역사상 위대한 성군이라 불리는 세종대왕께서는 통계를 기반으로 나라를 경영하였다고 합니다.
당시 부정부패가 만연하였던 토지와 관련된 전세(田稅)를 개혁하여 공법(貢法)제도를 도입하였는데, 이 제도를 시행하기 전에 오늘날 현장조사와 마찬가지로 관리를 집집마다 파견하여 전 국민의 의견조사를 실시한 후 찬성이 57%, 반대가 43%로 집계된 통계에 의거하여 동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하였다는 것이죠(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면 hikostat.kr/505 참고하세요). 통계가 국가경영의 핵심 인프라임을 성군께서는 일찍이 간파하셨던 모양입니다.
정확한 통계를 만들기 위한 첫 단추 끼우기는 현장조사입니다. 15세기 세종대왕 치세 당시와 마찬가지로 21세기인 지금도 통계청 공무원들이 사업체나 가구 등 현장에 나가 응답자들과 만나 필요한 기초자료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이 때 응답하는 입장인 국민들은 여러 가지 불편을 겪게 되고 불만을 토로하지요. 2012년 행정안전부에서 작성한 고객만족도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왜 이렇게 조사를 자주 하느냐?(조사의 빈도)', '왜 나만 조사하느냐?'(표본조사의 대상), '발표되는 공식통계와 체감도가 다른 것 같다'(조사의 정확성), '이 조사가 어디에 쓰이며 나한테 무슨 도움이 되는가?'(조사결과의 활용성) 등이 응답자의 대표적인 요구사항으로 나타났습니다.
통계청에서는 국민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다각도로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하나씩 실행하고 있습니다. 즉, 보다 정확한 통계를 신속하고 이용하기 편리한 방법으로 제공하여 국가정책과 일반국민들의 수요에 부응하고자 노력을 거듭하고 있지요. 최근에는 국민의 응답부담을 줄이기 위해 행정자료를 활용한 통계작성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통계청 수원사무소에서는 34명의 공무원과 공무원 신분은 아니나 정규직원인 17명이 현장조사를 주된 업무로 삼고 사업체와 가구를 매월 방문하여 조사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인구주택총조사, 경제총조사, 농림어업총조사 등 전국규모의 방대한 전수조사는 엄청난 예산과 인력을 필요로 하므로 매월 실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경기 동향을 신속히 파악하여 필요한 대책을 세우려면 몇 년 전 자료가 아니라 현재의 살아있는 자료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표본을 잘 뽑아 정확하게 조사한다면 적은 예산과 인력으로 전수조사 못지않게 훌륭한 통계를 작성할 수 있다는 표본이론에 입각하여 표본조사를 실시하는 것이죠.
매월 실시하는 대표적인 표본조사 몇 가지를 말씀드리면 광업제조업동향조사, 건설경기동향조사, 서비스업동향조사, 소비자물가동향조사 등이 사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이며 경제활동인구조사, 가계동향조사, 집세조사, 비농가양곡소비량조사 등은 가구를 대상으로 한 월간조사입니다. 또한 농가경제조사, 축산물생산비조사 등은 농가를 대상으로 매월 조사가 진행됩니다.
여기에 더하여 사회가 복잡다단해짐에 따라 보다 세부적이고 지역별로 상세한 정보 요구가 증대하면서 지역별 고용조사, 가계금융복지조사, 사회조사 등과 같은 특별조사도 생겨 여러분을 괴롭히고 있는 점에 대해 송구스럽기 짝이 없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국가경영의 방향타 역할을 하는 통계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하시고 다소 불편하시더라도 현장조사 때 만나는 통계청 직원들에게 즐거운 마음으로 협조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리며 이번 글을 마무리 지을까 합니다. 글이 다소 메마르고 재미없지요? 첫 인사이니 만큼 너그럽게 받아 주십시오. 다음에는 통계에 얽힌 진실과 오해라고 할까요? 좀 더 재미있는 얘기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통계청 수원사무소장 윤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