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6일 '천안함 용사 3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대북 지원에 대한 언급 없이 북한의 변화를 강력히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추모사를 통해 "천안함 3주기를 맞아 북한의 변화를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북한은 핵무기가 체제를 지켜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주민들은 굶주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체제유지를 위해 핵무기 개발에 국력을 집중하는 것은 국제적 고립을 자초할 뿐"이라며 "핵무기와 미사일, 도발과 위협을 스스로 내려놓고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변하는 것만이 북한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더 이상 우리 젊은이들의 희생과 대결의 악순환을 가져오는 도발을 즉각 중지하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선순환의 길을 선택해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추모사에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북한의 대표적인 도발로 인해 희생된 장병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자리에서 대북 지원 언급은 적절치 않다는 정치적 판단을 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 뿐만 아니라 북한이 도발할 경우 강력한 응징을 할 것이라는 내용도 추모사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다만 박 대통령은 "후손에게 안전하고 평화로운 조국을 물려주는 것은 우리의 책무이자 정부의 중요한 의무"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이 예우와 존경을 받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겠다" "나라를 지키는 가장 큰 힘은 투철한 안보의식과 단결" "안보 앞에는 여야가 나뉠 수 없다" 등으로 안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검은색 바지 정장에 회색 머플러 차림으로 희생자에게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을 위로한 박 대통령은 추모식에 앞서 유가족과 환담을 갖고 희생장병 묘역을 둘러보며 묘비를 어루만지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 대통령과 양승태 대법원장,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장,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 김관진 국방부장관 등 각 부처 장관, 주요 군 지휘관, 희생장병 유가족과 천안함 승조원 등 5천여명이 참석했다.

/정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