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가난하던 시절에는 없는 살림에 군식구처럼 쫓아다니며 삶을 더욱 각박하게 만든 질병이 수없이 많았다. 대부분 영양결핍과 비위생적인 주거환경 때문에 일어나는 병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병이 폐결핵.
 경인일보 60년 12월16일자 2면에는 폐결핵균 보유 교사들에대한 조치를 촉구하는 내용이 톱기사로 올랐다.
 당시 도당국의 지시에 의해 인천시교육청이 시내 각 국민학교 교원들의 폐결핵균 보유여부를 검사했던 모양이다. “교원들의 폐결핵균 보유 여부를 '엑스레이'에 의하여 조사한 바 시내 각 국민학교 교원 육백칠십여명중 육십명의(남자 40명 여자 20명) 결핵균 보균자가 발견되었다”는 것.
 기사는 이어 “이러한 결과는 5만 어린이들을 지도교육하는데 있어 아동보건에 암영을 던져주고 있는 사실로 이들 보균자에 대한 시급한 조치가 요망되고 있다”고 촉구했다.
 기사는 또 “그런데 당시 교육공무원법에 의하면 五년 이상의 근속자로서 폐결핵으로 휴직할때는 일년간 전봉급을 받게되며 계속 휴직을 하게되면 일년간 전봉급의 반을 지급받게되어 있다는데 앞으로 이들 폐결핵균 보유 교직원들의 조치가 주목된다”며 교육청의 조치여부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자 입장에서는 없는 재정에 선생을 놀리면서 월급을 줄수 있는지 두고보겠다는 뜻을 비친 것이지만, 지금 생각하면 어려웠던 시절, 우리의 서글픈 자화상이다. 결핵균을 가슴에 담은채 백묵가루를 마시며 수업해야 했던 그때 그 선생님들중 지금 몇분이나 생존해 풍요로운 세상을 누리고 있을는지.
/尹寅壽기자·isy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