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길거리에 좌판을 늘어 놓고 소소한 먹거리와 잡화를 팔고 있는 노점은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의 생계수단이었다.
찬바람이 목덜미에 스며드는 겨울밤. 귀갓길에 초라한 좌판을 그냥 지나칠수 없어 쌈짓돈을 꺼내들곤 하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이 그리 옛날 일도 아니다.
1960년 경인일보 12월20일자 사회면에는 '노점상 순차적으로 정리'라는 제하의 기사가 실렸다.
'동인천경찰서에서는 송현로의 통로까지 메워 극도의 혼란을 노정하고 있는 노점상인들의 정리에 착수하였다'는 것이다. '市場 행정상 버려둘수 없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있으면서도 근본적인 손을 못대고 있었다'는 기사의 내용을 보면 어려운 노점상들의 입장을 생각해 이런 저런 민원에도 눈감아줬던 모양이다.
그러나 경찰당국은 김장철이 지나고도 이대로 가다가는 도로를 메우는 상인 등으로 교통질서 유지는 커녕 통행의 자유를 지키기 어려움을 자각하고 '一차로 상인들에게 경고를 발하고 二차로 자진해서 철수하게끔 하고 三차로 보도에서도 철수'시키는 방안을 강구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신진갑 동인천서장은 노점상이 안됐는지 '공공이익을 위한 조치이므로 대의에 입각, 자진철거를 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최근 경제가 또다시 곤두박질치면서 노점상들의 숫자가 늘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없는 사람들이 마지막 생계의 터전으로 삼는 것이 '길거리 장사'다. 단속의 눈길에 마음을 졸여야 할 서민들의 각박한 삶의 풍경이 언제나 사라지려는지….
/尹寅壽기자·isyoon@kyeongin.com
[그때 그시절]'노점상 순차적으로 정리'
입력 2000-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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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2-2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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