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김상곤교육감 당선후
도교육청, 정산 요청 '압박'
10여년간 미납한 분담금 등
합의 금액만 5806억원 달해


학교용지분담금을 둘러싼 경기도-도교육청간 전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도는 어려운 재정여건을 들어 실매입에 근거한 정산, 또는 유보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도교육청은 지난 2011년 약속한 연도별 지급계획의 이행을 고수하고 있다.

두 기관이 각각 산정한 분담금 액수조차 서로 엄청난 차액을 보이고 있고, 2011년 공동으로 작성한 공동협력문 내용까지도 서로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으며 사사건건 맞서고 있다. 학교용지분담금 문제의 실상과 양 기관의 입장차이를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해 본다. ┃관련기사 3면 편집자 주

경기도가 신규 개발지구의 신설학교 부지 매입비를 도교육청과 분담하는 학교용지매입비 분담금이 정치적 희생물(?)로 변질되면서 그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학교용지분담금은 1999년 학교용지특례법에 따라 수도권에 들어서는 학교용지 매입비의 50%를 자치단체인 도가 부담토록 한 것으로, 도교육청은 특례법 시행 이후 매년 도에 분담금을 요청했지만, 당시 도는 요청금 일부만 전출하거나, 아예 한 푼도 주지 않았다.

도는 특례법 시행 직후인 1999년 도교육청이 요청한 분담금 71억원을 비롯, 2000년 376억원, 2001년 1천112억원, 2005년 1천660억원 등 4년에 걸쳐 3천219억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 2002년에는 984억원 중 705억원만을 전출했고, 2003년 1천185억원 중 623억원, 2004년 1천106억원 중 911억원만을 지급하는 등 2010년까지 8년에 걸쳐서는 60~80%까지 일부만 줬다. 그동안 도교육청은 이 같은 도의 임의(?) 전출에 대해 아무런 항변을 하지 않았다.

이후 지난 2005년 감사원은 교육과학기술부에 대한 감사에서 도가 분담금을 제때 납부하지 않은 사실을 지적하며 특례법 시행 이후부터 누적된 미지급 분담금을 도가 도교육청에 지급하도록 처분했지만, 2010년까지도 양 기관은 구체적인 과거분 액수조차 책정하지 못한 채 지지부진을 거듭했다.

그러다 2009년 진보성향의 김상곤 교육감이 당선된 이후 도교육청이 그동안의 미지급분에 대해 일괄 정산을 도에 요청하면서 양 기관의 본격적인 마찰이 시작됐다.

10여년간 미지급된 전출금은 현재 도와 도교육청이 합의한 금액만 5천806억원에 이른다. 이와는 별개로 2천억원이 넘는 과거의 미지급분은 두 기관이 별도로 금액 협상(?) 중이다.

여기에 도는 앞으로도 매년 발생할 신설 학교용지 매입금 수백억~수천억원까지 지급해야 해 그 규모는 가히 천문학적 수준에 달한다.

도 관계자는 "과거 분담금이 미전출됐을 당시 도가 예산을 엉뚱하게 쓴 것도 아니고, 현재 도교육청이 학교를 못 짓고 있는 것도 아닌데 도교육청이 공격적 입장만 고수하며 정치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용지분담금은 학교 신설을 위해 용지를 매입한 것으로 도교육청도 돈이 없어 LH에 분할 상환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윤재준·김대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