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첫 방송된 KBS2 '직장의 신'에서는 일반적으로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서 그려지던 계약직 사원을 오히려 정규직들을 깔보고 불쌍하게 여기는 슈퍼갑의 위치로 그렸다.
이날 방송에서 미스김(김혜수 분)은 Y-jang 회사의 3개월 계약직으로 입사했다. 미스김은 보통 계약직 사원이 아니었다. 그는 못하는 일이 없었지만, 자신의 직속상관이 명령한 일 중에서도 '미스김 사용 설명서' 안에 있는 일들만 했다.
미스김의 태도가 거슬린 장규직(오지호 분)은 자신의 팀 업무를 지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스김은 "이건 내 업무부서 일이 아니고 파마머리도 내 업무가 아니다"며 "따라서 이 업무작업은 내 업무가 아니다"고 당당히 업무를 거부했다.
분노한 장규직은 "그러니까 당신이 계약직인거다"라며 "책임감이나 애사심이라고는 전혀 없다"고 미스김을 몰아세웠다. 하지만 미스김은 "그러니까 당신이 정규직인거다"며 "쓸데없는 걸 더 가지려고 회사에 목을 매고 충성하니까"라고 응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슈퍼갑 비정규직 사원 미스김은 감정이 배제된 무표정한 얼굴과 절도 있는 말투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를 통해 직장인들의 애환을 우회적으로 어루만지는 이면을 엿볼 수 있었다. 시청자들은 현실에서 만날 수 없는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을 통해 웃으며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하는 것이다.
'직장의 신' 연출을 맡은 전창근 PD는 방영에 앞서 "미스김은 비현실적인, 히어로 같은 캐릭터다"라며 "보시는 분들이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방송이 끝난 뒤 시청자들은 관련게시판을 통해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직장의 신 김혜수 연기가 공감을 이끌어 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직장의 신 김혜수만이 전부가 아니다. 보는 내내 유쾌했다", "직장의 신 김혜수가 연기하는 미스김 현실성은 없지만 너무 짜릿했다"등의 의견을 전했다.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비정규직 종사자들의 어려움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뜨거운 공감을 이끌어낸 '직장의 신'이 SBS '야왕'의 종영을 앞둔 시점에서 얼마나 승승장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