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환 성균관대 교수·수원시창업지원센터장
세계 8위 경제대국이
최근 양극화로 '첨탑형구조'변화
성장엔진 중견기업 증가못한 탓
현실맞게 정의 재조정·재정립
혜택 범위 확장 과감한 지원을
인력미스매칭현상 해소도 급해


한국은 세계 8위의 경제대국이다. 해방이후 부단한 노력의 결과 눈부신 경제성장을 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경제구조의 양극화와 더불어 한국은 첨탑형 경제구조를 보이며 성장장애를 일으키고 있다. 이는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을 담당해야 할 중견기업이 증가하지 않고 있는데서 발생한다. 중견기업이란 중소기업기본법에 의한 중소기업범위를 벗어난 기업으로서 공정거래법에 의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이 아닌 기업으로 정의된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의 경우 종업원 300명 이상이고 자본금이 80억원 초과하는 기업이거나 도소매업의 경우 종업원 200명 이상이고 매출액 200억원 초과의 경우 기업에 해당한다.

2011년의 경우 중견기업은 총 1천422개로서 제조업이 549개사, 비제조업이 873개사이다. 이러한 중견기업의 평균매출액은 2011년의 경우 2천706억원이며 매출액 1천억원 미만의 기업이 전체의 49.2%이다. 2011년 중견기업은 전체기업수에서 0.04%, 전체종업원수에서 7.7%로서 독일 등 이른바 강소기업이 포진해 있는 국가의 비율에 비하여 현저히 중견기업의 비중이 작다. 1980년대 후반 이후 한국경제는 대규모집단에의 경제력 집중과 영세중소기업의 비중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양극화가 진행되었으며, 중소기업의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은 많지 않고 중견기업의 거대기업으로의 성장은 매우 희소한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소위 히든챔피언이라고 하는 중견기업은 세계시장에서 알려져 있지 않지만 수출을 통한 세계시장을 점유하고 있으며, 많은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히든챔피언은 세계시장에서 1등을 하는 기업으로서 매출액의 평균 10%이상을 연구개발비로 쓴다. 히든챔피언들의 매출액은 연평균 8.8% 성장하고 1995년에 비해 평균 2배 이상 규모가 커졌으며, 1995년 10억 유로의 매출액을 올렸던 기업이 2005년 23억 유로의 매출액을 올렸다. 히든챔피언 즉 중견기업이 가장 많은 독일의 경우 지난 10년간 양질의 신규일자리 48만개를 창출하였으며, 근로자수도 동 기간 동안 58% 증가하였다.

따라서 한국 산업구조의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하여 중소기업의 육성지원 정책이 필요하지만 중견기업 육성도 역시 이에 못지 않은 중요한 어젠다이다. 이러한 중견기업 육성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중소기업의 정의를 시대에 맞게 재조정하고 분류체계를 다시 정립해야 한다. 한국이나 일본은 중소기업의 범위를 법으로 정의후 시행령에서 자세히 구분하고 있으며 이러한 정의에 따라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경제규모에 비하여 중소기업의 범위가 너무 좁게 정의되고 있다. 그래서 중소기업 정책지원혜택을 누리면서 기업을 성장시키지 않으려고 하는 소위 피터팬현상이 강한 나라가 한국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미연방규정집 제13권 제121장 소기업규정(Small Business Size Regulations)에서 1천200개 내외의 업종별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제조업은 세부 업종별로 상시근로자 500인에서 1천500인까지, 광업은 상시근로자 500인 이하, 도매업은 상시근로자 100인 이하, 소매업은 세부 업종별로 매출액 600만달러에서 2천450만달러 이하 등을 소기업(Small Business)으로 규정하고 있다.

두 번째로 중견기업 육성을 위한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한 지원정책이 요구된다. 물론 독일의 경우에는 별다른 지원정책없이도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중견기업이 많지만 한국의 경우는 기업에게 맡겨놓으면 너무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 매출액대비 연구개발비를 10% 이상 투자하는 기업들 대상으로 세계시장이 1조원 이상인 제품제조업체에 보다 많은 자금을 비롯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

세 번째로 중견기업의 인력미스매칭현상을 해소시켜야 한다. 너무 중소기업의 인력미스매칭에만 정책의 우선을 두다보니 상대적으로 고용여건이 나은 중견기업조차 인력수급에 애로를 겪고 있다.

중견기업 육성은 한국경제가 재도약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전략이며 방안이다. 지금 한국경제는 역동성을 잃어가고 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한 많은 중견기업의 출현과 활약을 기대해 본다.

/김경환 성균관대 교수·수원시창업지원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