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전격적으로 합병이 발표된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경기·인천시지역 지점들은 이날 합병에 반대하는 노조의 전면파업으로 단순 입출금외에 대출 외환거래를 처리하지 못하는 등 사실상 은행기능이 마비됐다.
 두 은행의 경인지역 일부 점포는 아예 문을 열지 못해 연말 자금을 준비하는 고객들이 심한 불편을 겪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경인지역에 132개 지점(경기 108개, 인천 24개)을 두고 있고, 주택은행은 총 135개 지점(경기 107개, 인천 28개)을 두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날 거의 대부분 점포가 대체인력(비정규직) 3~5명이 투입된채 입금·출금·송금 등 단순 입출금 업무만 수행하는 등 부분 영업을 했다.
 지점내부에는 '국민·주택은행 강제합병 결사반대'라는 플래카드가 붙어있었고 정상영업이 불가능하니 가능하면 현금자동지급기(ATM)를 이용해 달라는 호소문이 사과문과 함께 곳곳에 걸려 있었다.
 일부 지점은 영업시간이 훨씬 지나서야 문을 열기도 했지만 개점휴업 상태로 하루를 보냈다.
 주택은행의 경우도 경인지역 전체 점포의 10% 정도가 문을 열지 않았으며 문을 연 점포들도 일부 대체인력만이 투입된 채 입출금 업무 등 부분 영업을 했다.
 굳게 문이 닫힌 점포앞에는 사과문이 부착돼 있었고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은 영업하는 지점을 찾아다니느라 허둥대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직원들은 고양시 일산구 국민은행 연수원에서 농성을 벌였으며, 전체 직원의 30~40% 정도만 출근해 정상영업에 큰 차질을 빚었다.
 이로인해 각 지점들은 자영업자와 기업은 물론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몰려 간간이 고성이 오가는 등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주택은행 인천지점은 농협에서 대출금을 상환하기 위해 가져온 돈을 담당직원이 없어 받지 못하기도 했다.
 국민은행 숭의동지점은 고객이 몰리면서 현금자동지급기에 현금부족현상이 장시간 계속돼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고 동수원지점의 경우도 고객들이 몰려들면서 업무처리가 지연되는 등 고객들의 불만을 샀다.
 한편 고양시 일산 국민은행 연수원에서 이틀째 농성을 벌인 국민·주택은행 노조는 이날 오후 합병이 공식발표되자 “각 점포에 남아있는 모든 노조원은 일산연수원으로 집결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에따라 그나마 부분적으로 진행되던 국민·주택은행의 업무가 23일부터는 사실상 전면 마비될 것으로 보인다.
 /李榮宰·徐晋豪·金重根·李宰明기자·kj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