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립병원 진주의료원의 폐업결정으로 공공 의료기관의 존폐논란이 전국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경남도는 여론이 악화되자 3일 폐업에서 '휴업'으로 한 발 물러섰지만 자치단체가 운영 중인 공공 의료기관의 존폐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전국 대부분의 공공 의료기관은 그동안 적자운영으로 '밑빠진 독'이란 비판을 받아왔지만, 그 때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버팀목'이라는 평가도 함께 따라다녔다. 경기도의료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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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료원과 수원·의정부·파주·이천·안성·포천 등 산하 6개 병원의 지난해 전체 적자는 133억7천300여만원 규모다. 4억3천만원의 이익을 낸 도의료원 외에 6개 병원에서 평균 23억원 가량의 적자가 발생했다. 휴업이 결정된 경남 진주의료원의 절반 수준의 적자 규모다.

국립의료원과 삼익회계법인이 작성한 '2012년 경기도의료원 운영평가 결과'에 따르면 이들 6개 병원은 '경영성과' 평가항목에서 100점 만점 기준에 평균 44점이란 낙제점을 받았다. 의정부 병원은 6개 병원 중 25점으로 최하위였다. 이 때문에 도의료원의 경영개선 주문은 행정사무감사에서 단골 메뉴였다.

실제 경기도의회 보건복지공보위원회 소속 심숙보(새·비례) 의원은 지난해 11월 도의료원에 대한 행정사무 감사에서 "경영개선 대책 마련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의료 장비가 노후하거나 부족한 것도 어려운 도의료원의 경영성과를 여실히 드러냈다. 당시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는 경기 북부의 한 의료원 산하 병원이 1996년 구입한 마취기와 초음파진단기(산부인과)를, 인근의 또 다른 의료원 산하 병원 역시 같은해 8천960여만원을 주고 구입한 수술용 X-선기를 사용중인 사실이 지적됐다.

또 병원들이 자동혈액분석기와 전신마취기, 전기멸균기 등 부족한 주요 의료장비 추가구입을 도의원들에게 호소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이처럼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경기도의료원은 그나마 조금씩 경영성과를 보여 진주의료원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조미숙 도의료원 기획조정실장은 "전국 의료원의 평균 병상수는 263베드지만 도립의료원은 164베드 규모"라며 "의료경영은 300~400베드를 유지해야 적정운영이 가능한데, 도의료원은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90%수준의 자립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욱·강기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