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기아차 사상 최대 리콜. 4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미국에 수출될 차량이 주차돼 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미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리콜을 단행했다. /연합뉴스
현대 기아차 사상 최대 리콜 단행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지난해말 홍역을 치렀던 연비하향 조정에 이어 이번 현대 기아차 사상 최대 리콜로 미국에서 다시 암초를 만난 것.

현대·기아차는 3일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 약 190만대를 브레이크등 스위치 또는 에어백 결함으로 사상 최대 규모로 리콜한다고 3일 발표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시장에서 최근 2년 연속 판매대수 100만대를 돌파했다.

이번 현대 기아차 사상 최대 리콜 관련 미국 시장에서 리콜되는 자동차는 약 190만대로 현대·기아차로서는 사상 최대 규모이다.

지난해 11월 '연비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만에 다시 초대형 악재가 불거진 셈이다. 연비 사태 당시 현대·기아차는 미국 90만명, 캐나다 12만명 등 102만명에게 보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5월에는 미국에서 엘란트라의 에어백 결함으로 12만3천대, 7월에는 쏘나타와 싼타페 22만대를 리콜했다. 또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미국 시장에서 리콜한 벨로스터 해치백 모델도 1만9천600대에 이른다.

지난달 25일에는 미국 고속도로안전관리국(NHTSA)이 쏘나타의 뒤편 서스펜션 축에 녹이 생겨 작동이 불량하다는 6건의 소비자 불만을 접수해 조사를 개시했다. 이 조사는 2006~2008년 모델 39만3천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 현대 기아차 사상 최대 리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 190만대, 국내 16만대 등을 브레이크등 스위치 또는 에어백 결함으로 리콜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모습. /연합뉴스
정몽구 회장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품질경영'을 강조하고 있으나 현대·기아차의 품질 수준에 의구심을 품게하는 사고가 잇따라 터지고 있는 셈이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190만대 외에 국내에서 리콜되는 자동차는 약 16만대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 외에 세계 각국에서도 리콜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리콜되는 차량은 2007~2011년 생산된 제네시스 쿠페, 산타페, 소나타, 투싼, 베라크루즈 현대차 모델과 옵티마, 론도, 세도나, 쏘렌토, 쏘울, 스포티지 기아차 모델이다. 리콜 차량 대수는 현대차가 105만 9천824대, 기아차가 62만3천658대다.

현대·기아차는 차량 소유자들에게 이를 통보하고 오는 6월부터 브레이크등 스위치 등을 무상 교체해줄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2011∼2013년 생산된 현대차 엘란트라는 사이드 에어백이 부풀어 오르면 서포트 브래킷이 느슨해지고, 탑승자들에게 부상의 위험이 있어 리콜 대상에 포함됐다. 리콜 대상 차량은 18만6천254대다.

회사 관계자는 "국가마다 법규가 다르고 모델의 사양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리콜 여부를 파악하기는 어렵다"면서 각국의 상황에 맞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는 이번 리콜사태에 따른 비용 부담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부품을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작동 불량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자장치 입력을 수정하면 되기 때문에 인건비 외에는 비용이 많이 발생하지 않고 충당금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 현대 기아차 사상 최대 리콜. 4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에 수출용 승용차가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미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리콜을 단행했다. /연합뉴스
그는 또 "자동차회사에 리콜은 자주 있는 일이어서 브랜드 이미지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11월 연비과장 문제를 겪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대규모 리콜사태를 발생함에 따라 브랜드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는 평가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월과 3월 모두 월별 판매대수가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지만 연비 사태의 후유증을 비교적 잘 극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규모 리콜 사태는 다시 한번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고급화 전략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달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에쿠스 페이스리프트'를 미국 시장에 처음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 현대 기아차 사상 최대 리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 190만대, 국내 16만대 등을 브레이크등 스위치 또는 에어백 결함으로 리콜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모습. /연합뉴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 소위 '잘나간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견제도 있을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자동차업계의 글로벌 강자로 자리를 굳히기 위해서는 품질강화라는 정공법으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조언했다.

현대 기아차 주가도 사상 최대 리콜 사태에 주식시장에서 급락했다. 4일 코스피 시장에서 현대차 주가는 전일대비 5.05%(1만1000원) 내린 20만7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나흘 연속 하락했다. 기아차 주가도 3.27%(1800원) 하락한 5만3300원에 마감했다.

▲ 현대 기아차 사상 최대 리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 190만대, 국내 16만대 등을 브레이크등 스위치 또는 에어백 결함으로 리콜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모습. /연합뉴스

▲ 현대 기아차 사상 최대 리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 190만대, 국내 16만대 등을 브레이크등 스위치 또는 에어백 결함으로 리콜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모습. /연합뉴스

▲ 현대 기아차 사상 최대 리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 190만대, 국내 16만대 등을 브레이크등 스위치 또는 에어백 결함으로 리콜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모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