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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 울산 모비스와 인천 전자랜드의 경기. 울산 모비스 양동근이 잇따라 득점에 성공한 뒤 검지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
"강혁, 김지완이 부상이라 모비스의 가드진을 상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의 말이다.
전자랜드는 4월2일과 4일 울산에서 열린 울산 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 1,2차전에서 모두 완패를 당했다.
1차전에서 19점 차로 졌고 2차전은 35점 차로 대패했다.
두 경기 모두 리바운드 싸움에서 모비스가 완승을 거뒀다. 1차전에서 37-18로 모비스가 두 배 이상 많은 리바운드를 걷어냈고 2차전 역시 40-21로 압도했다.
원래 높이에서는 모비스가 앞선다는 평이 많았다. 로드 벤슨과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버티는 외국인 선수의 높이가 전자랜드보다 낫기 때문이다.
결국 1,2차전이 모비스의 완승으로 귀결된 것은 리바운드 외에 가드 싸움에서도 모비스가 앞섰기 때문으로 분석할 수 있다.
서울 삼성과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는 이현민, 정병국, 강혁, 김지완 등 여러 명을 돌려 쓰는 '벌떼 농구'로 완승을 거둔 전자랜드지만 모비스를 상대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전자랜드가 4강플레이오프 가드 경쟁에서 밀리는 것은 모비스의 베테랑 가드 양동근(32)을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양동근은 1,2차전에서 평균 11.5점에 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의 '야전 사령관' 역할을 100% 완수했다.
4일 열린 2차전에서는 승부가 갈린 3쿼터에만 12점을 몰아쳐 승부를 결정냈다.
이날 두 팀의 속공 개수는 모비스가 7-1로 훨씬 많았다.
양동근은 "정규리그에서 전자랜드와 할 때 너무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연구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정규리그 6차례 맞대결과 전자랜드의 6강 경기 등을 꼼꼼히 분석했다는 그는 "정규리그 5라운드부터 우리 팀의 패턴도 다양해지고 수비가 살아나면서 전체적으로 팀 전력이 강해진 것 같다"고 자신했다.
2006-2007시즌과 2009-2010시즌 등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한 그는 "예전에 절박한 마음으로 농구를 했다면 이제는 좀 즐기면서 하고 싶다"고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젊은 선수들은 오히려 절박함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하며 "요즘처럼 농구가 어려울 때 선수들이 각자 개인 기량을 더 끌어올려서 재미있는 농구를 하려고 애써야 한다"고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다운 조언도 잊지 않았다.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1승만을 남긴 그는 결승에서는 김선형(SK)이나 김태술(KGC인삼공사)과 같은 또 다른 리그 정상급 가드와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양동근은 "사실 그 선수들의 패스 능력을 보면 부러울 때가 잦다"고 말하면서도 "그래도 나만의 장점이라는 것이 또 있기 때문에 결승에 오른다면 재미있는 경기를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