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 첫 승. LA다저스의 류현진이 8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2013 메이저리그 홈 경기에 선발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AP=연합뉴스
'괴물 투수'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데뷔 2번째 경기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류현진은 8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2013 메이저리그 홈 경기에 선발 투수로 출전해 6과3분의1이닝 동안 3안타, 볼넷 2개, 삼진 6개를 곁들이며 2실점만 내줬다.

타선도 모처럼 응집력을 보여줘 류현진은 다저스가 4-2로 리드한 가운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7회 1사 후 로날드 벨리사리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다저스는 6-2로 승리하며 피츠버그와의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류현진은 지난 3일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데뷔전(다저스 0-3 패)에서 6과3분의1이닝 동안 안타 10개를 맞고 3실점(1자책), 아쉽게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2경기만에 역사적인 메이저리그 첫 승리를 올렸다.

메이저리그에서 승리를 기록한 한국인 투수는 1996년 당시 다저스 소속 박찬호를 시작으로 류현진이 9번째다. 그러나 한국 프로야구를 거쳐 메이저리그 무대에 오른 투수 중에선 류현진이 처음이다. 또 류현진은 한국인 투수로는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최단 기간에 승리를 맛보는영예도 안았다. 

한국인 투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선발승'을 올린 것은 2009년 5월13일 필라델피아에서 뛴 박찬호가 다저스와 대결에서 6이닝을 2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된 뒤로 약 3년11개월 만이다.

게다가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두 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투구)를 하며 순조롭게 적응해갔다.

류현진의 이날 투구수는 101개로 67개가 스트라이크였고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0km였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도 1.42에서 2.13으로 조금 높아졌다.

피츠버그의 동갑내기 좌완 제프 로크와 선발 맞대결을 펼친 류현진은 타석에선 두 차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2회 2사 후 주자 없이 맞은 첫 타석에선 헛스윙 삼진, 3-2로 앞선 4회 2사 1,2루에선 루킹 삼진을 당했다.
 
 
 
▲ 류현진 첫 승. LA다저스의 류현진이 8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2013 메이저리그 홈 경기에서 타석에서 방망이를 놓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주전 A.J. 엘리스가 아닌 백업 포수 팀 페더로위츠와 호흡을 맞춘 류현진은 데뷔 첫 경기 때와 마찬가지로 출발은 좋지 않았다.

1회 선두타자 스탈링 마르테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류현진은 닐 워커를 유격수 뜬 공으로 잡아냈지만 지난 시즌 31개의 홈런을 친 강타자 앤드루 매커천에게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홈런을 얻어맞으며 선취점을 허용했다.

류현진은 실점 후에도 개비 산체스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살려보냈다. 하지만 후속타자 때 3루수 후안 유리베의 호수비 덕에 1루 주자를 2루에서 잡았다. 페드로 알바레스를 상대할 때 폭투로 다시 주자를 득점권인 2루로 보냈지만 알바레스를 투수 앞 땅볼로 잡아내 한 숨을 돌렸다.

다저스 타선은 바로 1회말 반격에서 연속 3안타로 동점을 만들어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다시 원점에서 출발하게 된 류현진은 2회를 삼자범퇴로 마무리하며 안정을 찾았고, 3회에는 첫 타자 마르테를 3루쪽 기습 번트 안타로 내보냈지만 워커를 유격수 뜬 공, 매커천과 산체스를 각각 우익수, 좌익수 뜬 공으로 마무리했다.

다저스는 3회말 선두타자 크로퍼드의 좌중간 2루타에 이은 푼토의 번트, 곤살레스의 우익수 쪽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보태 3-2로 역전시켰다.

그러자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는 처음으로 리드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4회 삼자범퇴에 이어 5회에도 선두 타자 존 맥도널드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이후 세 타자를 모두 잡아내며 실점하지 않았다.

다저스는 5회말 곤살레스의 적시타로 추가 득점, 한 발짝 더 달아났고 류현진은 6회 1사 후 산체스와 매켄리에 이어 7회 선두타자 알바레스까지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다저스는 7회말 저스틴 셀러스의 중월 홈런, 곤살레스의 우전 적시타로 2점을 보태 6-2로 점수 차를 벌리면서 류현진에게 승리에 대한 확신을 심어줬다.

한편,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현재의 선발 로테이션대로라면 14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와의 방문경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