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동주(吳越同舟)'와 '와신상담(臥薪嘗膽)'이라는 말은 중국 상하이 인근인 쑤저우(蘇州)와 항저우(杭州)에서 유래했다. 전자가 오나라, 후자가 월나라 도읍지였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건 그보다 검은 지붕에 흰 벽의 집이 쑤저우엔 많다는 점이다. 흑색 지붕은 먹물, 흰 벽은 종이의 상징으로 그만큼 쑤저우에선 인재가 많이 배출됐고 항저우에선 서시(西施) 등 미인이 많이 나왔지만 두 지방 모두 부농이 많은 대표적인 곡창지대다. 그런데 장마철도 아닌 추수기인 2007년 10월 29일~11월 1일 3박4일 동안 단 한 줄기의 햇빛도 그 두 지방에선 볼 수 없었다. 상하이~쑤저우를 버스로 두 시간 달리는 동안 야산 하나 없는 허허벌판에 가득한 건 뿌연 스모그뿐이었다.

중국의 대기 오염은 수도 베이징부터 심각하다. 지난 1월30일 미국 CNN TV에 비친 시민들의 모습은 쇼킹했다. 인기상품인 N95 방진마스크가 아닌 가스마스크―방독면을 쓰고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TV 화면에 클로즈업 됐기 때문이다. 주요 도로는 100m 앞도 볼 수 없어 봉쇄되고 항공기도 뜨지 못했다. 그런 극심한 대기오염이 금년 들어 지난 1월 29일까지 네 차례나 내습했다. 중국의 '신민주간(新民週刊)'지는 그 오염도를 '비흡연자가 갑자기 하루에 21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시가 드디어 지난달 28일 대책을 발표했다. '석탄 연료는 가스 전기 태양열 발전으로 전환, 오염물질 배출량이 많은 450개 기업 연내 폐쇄, 배기가스를 많이 뿜는 낡은 자동차 18만대 폐차' 등 69개 항목의 강도 높은 '클린 공기 행동계획'이었다.

그런데 중국의 대기오염은 132개국 아시아 전체에 영향을 미쳐 지난달 23일 미국 예일대와 컬럼비아대가 공동조사, 발표한 대기오염 랭킹은 인도가 중국보다도 더한 132위 꼴찌였고 중국이 128위, 베트남(123위)과 이란(58위)에 이어 한국이 51위였다. 환경부가 7일 발표한 서울의 미세먼지도 뉴욕의 2배였다. 특히 서울 인천 등이 심한 것도 중국 오염물질 때문이다. 북한의 위협과 중국발 대기오염 피해가 심각하다. 일본 땅이 괜찮아 보이는 한 가지 이유는 이런 경우인지도 모른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