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지속적인 도발 위협에 서해5도 관광객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백령도를 오가는 대형 여객선인 '하모니 플라워호'가 운항을 중단하겠다고 인천시에 통보했다.

2천71t급 대형 여객선인 하모니 플라워호는 지난 2010년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이후, 정부와 인천시가 서해5도의 관광 활성화와 주민 교통환경 개선 차원에서 상징적으로 도입(2012년 7월 취항)한 여객선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8일 "하모니 플라워호 측이 오는 6월까지 적자보전 등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여객선 운항을 중단하겠다는 통보를 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근 인천시와 옹진군, 하모니 플라워호 관계자들은 대책회의까지 열었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모니 플라워호 측은 북한의 도발 위협이 계속된 지난 3월부터 4월 8일까지 4천878명의 관광객이 예약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564명이 정원인 이 배에는 지난 3월부터 100명 안팎의 관광객만 승선하고 있는 상황이다. 승객이 급감하면서 하루 2천400만원이 들어가는 기름값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하모니 플라워호 측의 주장이다.

백령, 연평을 포함한 서해5도를 운항하는 여객선들의 예매 취소율은 39%(3월 기준) 수준으로, 6천289건이 지난달 예약됐지만 북한의 도발 위협이 지속되면서 실제로 발매된 건수는 2천425건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하모니 플라워호 관계자는 "하루 2천만원 넘게 들어가는 유류비를 감당하지 못해 당장 내일이라도 운항을 중단해야 할 판"이라며 "우리회사 말고도 서해5도를 운항하는 여객선사들이 인천시에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한 상태"라고 말했다.

인천시와 옹진군은 하모니 플라워호의 운항이 실제 중단될 경우 서해5도 주민들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조만간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대책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북한의 위협이 말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서해5도에서는 실질적인 피해로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가 적극적인 자세로 예산 지원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