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 '기적의 1년'
'고양 원더스 이야기'는 국내 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의 1년여의 여정이 담긴 책이다.
지난 2011년 첫번째 공개 트라이아웃을 통해 선수단 구성을 시작한 고양 원더스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미국 여자야구 국가대표 출신 선수와 81세 할아버지, 사법시험 준비생 등 야구가 좋아서 모인 사람들이 야구를 하기 위해 고양 원더스의 문을 두드렸다.
고양 원더스의 출발은 불공정한 경쟁이 만연하고 승자 독식 구조로 변해버린 세상에서 힘겹게 살아가던 이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어 주었고 많은 지지와 공감을 얻었다.
어쩌면 사람들은 '창단 첫해 프로선수 다섯 명 배출'이나 '5할에 육박하는 승률'이라는 스포츠 기사 제목으로 고양 원더스를 기억할지도 모른다. 혹은 '야신' 김성근 감독의 팀, 혹은 '괴짜' 허민 구단주의 팀으로 기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는 그들에 대해 '극적으로 연출된 기적이 고양 원더스에게 일어났고, 어떤 극적인 승부에서도 느낄 수 없는 근본적인 삶을 향한 용기와 자극을 그들로부터 얻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 또한 놓쳐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고양 원더스의 탄생 비화부터 2013년 시즌을 준비하는 지금 현재 상황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돌아보며, 그들이 보낸 1년과 김성근 감독과 코칭스태프, 프런트, 선수들의 야구에 대한 열정과 고민의 흔적들이 꼼꼼하게 재구성되어 있다.
특히 작가가 고양 원더스의 창단부터 책이 나오는 순간까지 선수들과 야구장에서 함께 하며 그들이 프로야구 진출을 위해 도전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았다.
역사의 난류 헤쳐나가는 백제 무사 이야기
백제는 신라·당나라 연합군에 패해 서기 660년 멸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백제의 백성들과 유민들은 이후 3년간 한반도와 일본에서 백제 부흥운동을 펼치며 백제의 부활을 시도했다.
특히 백제와 손을 잡은 왜는 백제의 부흥을 위해 국력을 총동원해 병력과 물자를 쏟아부었다.
하지만 서기 663년 백촌강(백강)전투에서 백제·왜 연합군이 당·신라 연합군에 대패함으로써 백제의 부흥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웅진성 함락에서 백촌강전투까지 이같은 백제 부흥운동 3년의 역사에는 그야말로 무수한 극적 사건들과 역사적 교훈들이 담겨있다. 특히 백촌강 전투는 한반도의 적벽대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많은 인력과 물자가 투입된 동북아의 세계대전으로 진행됐고, 전투 이후 동북아 정세가 변화하는 계기가 됐다.
소설 '백촌강'은 백제의 무사였다가 조국의 멸망을 가르는 전투에서 살아남아 승려가 되는 '홍제'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백제부흥운동의 전말을 재조명하고, 역사의 난류를 헤쳐나가는 인간 정신의 고귀함을 찾아보려 했다.
3년이란 짧은 시간동안 벌어진 무수한 극적 사건들의 흔적을 되새겨 소설로 극화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역사와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소수자의 시어로 부조리한 현실 고발
시집 '온통 빨강이라니'(2009년 刊)에서 염세적이면서도 비장함을 담은 독특한 문체로 자신만의 시 세계를 노래했던 김박은경 시인이 최근 두 번째 시집 '중독'을 내놓았다.
'온통 빨강이라니'에서 시인은 차가운 극사실의 세계와 뜨거운 환상의 언어로 사려 깊은 삶의 성찰을 보여줬다면, 이번 시집에서는 세계를 경계 짓는 언어를 끝없이 의심하며 보편과 동질화의 폭력에 저항하는 여성 시인 특유의 감각을 보여준다.
시집에 실린 60여편의 시에는 사회·성적 약자로서의 시선을 통해 부조리한 현실의 허위를 고발하고 있다.
이경림 시인은 "동성애자, 친아버지에게 성폭행당한 딸, 포로가 되어 적군의 아이를 낳은 여자,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감금된 여수(女囚) 등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소수자들에 대해 시인은 그들이 차마 설명할 수 없는 추하고 폭력적이며 부조리한 세상을 고발하고 있다"고 평했다.
2002년 시와 반시에 '감전' 외 4편을 발표해 등단한 김박 시인은 시집 '온통 빨강이라니'와 사진 산문집 '홀림증'(2012) 등을 펴냈다.
/김종화·박상일·김영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