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옥자 경기시민사회포럼 공동대표
젊은층 만혼·비혼 급증하고
이혼·별거·홀몸노인도 늘어
정책기준인 4인가구 비율 앞질러

대부분 사회적 고립 고통 심각
경제적 어려움 겹쳐 사회문제 우려
'나홀로 가족' 지원안 만들어야


사회 변화를 가장 먼저 받아 반영하는 곳은 시장이다. 요즘 시장에 나가면 소형화가 대세다. 1인용 밥솥, 소형 냉장고, 로봇 청소기, 소형 가구를 넘어 소형 벽걸이 세탁기가 출시되는 등 1인용은 소비 흐름의 변화를 가져오고 금융과 부동산 시장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면서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 1인 가구경제)'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놓고 있다. 최근 늘어나는 1인 가구를 반영한 시장의 모습이다.

현재 한국사회의 1인 가구 증가는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나타난 결과이다. 우선 젊은 세대의 결혼관 변화로 인한 만혼과 비혼이 증가하고 취업난으로 가족 형성이 늦어지고 있다. 이혼을 하거나 별거하는 중·장년층과 평균 수명 연장과 남녀 간 수명 차이가 만들어낸 혼자 사는 노인, 그리고 취업으로 원가족과 떨어져 사는 층이 1인 가구를 형성하는 축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모든 사회정책의 기준이 되었던 4인 가구가 2010년 22.5%였던 반면 1인 가구는 23.9%였고, 지금부터 약 10년 뒤인 2025년이 되면 31.3%로 3가구 중 1가구는 1인 가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준비없이 맞이한 고령화가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었듯 1인 가구 증가 역시 다양한 사회문제를 가져올 수밖에 없어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1인 가구원 중에는 전문직 고소득자로 자유롭게 인생을 즐기면서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며 사는 사람도 있지만 이런 부류는 극히 일부고 대부분은 사회적 고립으로 고통을 받는 가구가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61.0%가 자발적으로 1인 가구를 선택했음에도 30.5%가 심각한 우울을 경험하고 있고, 5.3%는 자살 충동을 자주 느끼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연령이 증가할수록 사회적 고립으로 오는 고독과 절망은 커져 중장년층 자살 및 결국 세계 제일의 노인 자살률로 이어지는 고리에 나홀로의 삶이 있다.

1인 가구 문제는 비단 심리적인 문제만이 아니다. 대부분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조사에서도 1인 가구원 대부분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KDI 보고서에서도 1인 가구의 경우 미취업자가 46.0%로 4인 가구의 4배에 달하고, 특히 한창 일할 나이인 30대의 20.5%, 40대의 29.7%가 미취업 상태라는 보고서를 내놔 1인 가구의 경제적 어려움의 정도를 뒷받침하고 있다. 대부분 국민 소득의 주요 원천이 근로소득임을 감안할 때 30~40대의 미취업은 현재 상태가 어떻든 점차 빈곤층으로 전락하면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

물론 1인 가구 증가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독일은 대도시 가구의 29%가 1인 가구이고, 일본 역시 1인 가구 증가를 큰 사회 문제로 인식하고 있고, 미국도 지난 60년 동안 가장 큰 변화로 1인 가구가 증가한 것을 꼽으며 맨해튼의 절반가량이 1인 가구로 추정된다는 보고서가 있다. 그러나 우리가 더 1인 가구 증가를 심각하게 보는 것은 한국사회의 가족 구조 변화가 너무 급속하게 변화된다는 것이고, 1인 가구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존재하고 복지정책의 전반적 기조가 2세대 4인 가족에 머물고 있다는 데 있다. 우선 인구 구조 변화를 포함해 한국사회의 미래를 결정하는 가족 구조의 변화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과거처럼 4인 기준 2세대 핵가족을 제외하고 문제 가족이라는 시선으로 1인 가구 증가를 바라본다면 그 해답은 요원할 것이다. 따라서 개인이 선택해서 1인 가족이 되었든, 아니면 어쩔 수 없이 1인 가족이 되었든 긍정적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 후 다양한 가족유형의 한 유형으로 '나홀로 가족'이 가질 수 있는 어려움을 해소하고, 현재 해결되지 못한 어려움이 더 큰 문제가 되지 않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물론 사회복지 정책만으로 나홀로 가족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다. 지역사회의 인정과 노력, 그리고 마을 안에서 1인 가족이 안심하고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다양한 장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한옥자 경기시민사회포럼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