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땐 인근 개발 원활해져
상업시설 불구 과분한 혜택
형평성 논란 따가운 시선도


경기도가 대기업 유통업체들의 복합쇼핑몰 각축장이 된 것은 물류비용 절감이라는 당초 목적은 묻힌 채 물류단지가 대기업의 돈벌이 수단인 쇼핑단지로 변질됐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기사 3면

여기에 보여주기식 실적에 목맨 일선 자치단체장들이 앞다퉈 복합쇼핑몰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지자체가 대기업 유통업체에 끌려다니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난 2007년 6월 개점해 복합쇼핑몰로 첫 성공을 거둔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이하 여주 아울렛)은 '물류시설의 개발 및 운영에 관한 법률'(구 유통단지개발촉진법)에 근거해 여주종합유통단지(물류단지) 내 대규모점포(상류시설)로 개발됐다.

방문객만 연간 600만명에 달하지만 뒤편에 당초 개발목적인 물류창고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방문객은 극히 드문 편이다. 여주유통단지는 추진 당시부터 아울렛 뒤편의 물류시설보다는 아울렛에 초점을 맞춰 개발됐고, 신세계의 물류창고 부지는 지금도 개발중인 상태다.

(주)신세계사이먼은 현재 아울렛 부지 옆 군유지를 매입해 아울렛 부지를 2배로 확장하는 2관 조성방안을 추진중이다.

지자체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고 있는 대기업 유통업체들은 이같은 지자체의 허울좋은 명분을 교묘히 이용하면서 실속을 톡톡히 챙기고 있다.

경기도시공사는 안성IC 옆 옛 쌍용차 출고장 부지를 매입해 대형쇼핑몰, 영화관, 스포츠 및 레저시설 등이 입점하는 안성복합유통시설을 추진하고 있는 이마트를 위해 인근 부지를 물류단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안성복합유통시설 부지는 'W'자 형태로, 주변 부지를 매입하지 않으면 복합쇼핑몰로 개발하기가 어려운 상태지만 안성복합유통시설 주변지역이 물류단지로 고시되고 경기도시공사가 공공(강제)수용하면 이마트는 필요한 부지를 매입하거나 장기임대를 받아 원활하게 복합유통시설을 개발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단일 법적 근거를 기반으로 국가에서 종합계획을 세우고 사업타당성을 견고히 갖춘 물류단지와는 달리, 복합쇼핑몰은 대기업의 상업시설에 불과한데도 물류단지와 그에 준하는 혜택을 받고 있어 다른 상업시설과 형평성 논란 및 특혜시비가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성호·권순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