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성동 '만다복'에서 '차이나게이트'까지 300m
전통정원·벽화·건물정비 등 인프라 조성 노력
1883년 개항 이후 가장 번성한 도시였던 중구는 현재 개발 정체기의 구도심이란 이미지가 굳었다. 그래서 '침체된 원도심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며 관광활성화와 구도심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관광도시로 거듭나려는 원도심 중구의 노력을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인천 중구의 명물인 차이나타운의 초입에 서있는 패루(牌樓·중국에서 경축을 의미하거나 도시의 미관을 위해 큰 거리 입구에 설치하는 시설물)를 지나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거리에 늘어선 중국잡화점 앞에는 기묘하게 생긴 중국 전통공예품 등을 구경하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화덕만두가게의 고소한 향기는 코를 즐겁게 한다. 무엇보다도 '짜장면의 발상지'에서 먹는 짜장면 한 그릇은 중국 관광객들에게도 색다른 체험이다.
인천의 대표적 명소인 차이나타운이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중구는 기존 북성동 일부 지역에 한정된 차이나타운 특구를 송월동 일대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다음달부터 인천항에 일주일에 두세 척가량 입항해 1박2일 동안 머무를 크루즈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더 넓고 다양한 차이나타운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1883년 개항 이후 청나라 조계지가 조성되면서 많은 화교들이 선린동과 북성동 일대에 정착, 그들만의 생활문화를 형성하며 살았다.
화교들은 이곳에 소매잡화 상가와 주택을 짓고, 중국 산둥성 지역에서 소금과 곡물을 수입하며 1930년대 초반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짜장면의 기원'인 공화춘, 중화루, 동흥루 등 중국요리 전문점들은 이때부터 명성을 날렸다.
하지만 한국전쟁 이후 차이나타운은 쇠퇴의 길을 걸었다. 게다가 1967년 외국인 토지소유권 제한조치가 시행되자 장사를 못하게 된 많은 화교들이 차이나타운을 떠났다.
지난 2004년 당시 김홍섭 중구청장은 차이나타운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북성동의 오래된 건물들을 중국풍으로 바꾸고, 거리 곳곳을 중국의 느낌을 살린 붉은 휘장으로 꾸몄다.
공자상을 설치하고, 적벽대전 등 삼국지의 명장면이 담긴 벽화도 그렸다. 이러한 중구의 노력 끝에 2002년 35만명에 불과하던 관광객이 2006년에는 67만6천명으로 늘었다. 특구 조성으로 인해 차이나타운이 다시 북적이기 시작한 것이다.

■ 새로워지는 인천 차이나타운
확대되는 차이나타운 특구는 북성동에 있는 중국요리점 만다복에서 차이나게이트에 이르는 약 300m 구간이다. 중구는 이 구간에 중국풍의 가로를 조성하고, 노후된 건물의 경관을 중국풍으로 정비하는 등 올 상반기 중에 인프라 조성을 우선 실시할 계획이다.
차이나타운에 새로 포함될 송월동에는 약 350㎡ 규모의 중국 전통정원도 조성된다. 중국 전통정원은 청나라풍의 정자, 회랑, 경관석, 폭포 등으로 꾸며져 차이나타운의 볼거리를 풍부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차이나타운의 '삼국지 벽화'에 대한 관광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송월동 일대의 건물에 한국 고전소설인 '심청전 벽화'가 그려진다.
중구가 이 같은 차이나타운 인프라 조성에 공들이는 이유는 확대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2004년 차이나타운 특구 조성 사업 당시 북성동 주민들이 성공여부에 반신반의하며 참여에 소극적이었다는 게 중구 관계자의 설명이다.
중구는 차이나타운 특구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북성동 주민센터를 가장 먼저 중국풍으로 리모델링했다. 중구는 농협 하인천지점의 중국풍 리모델링 등 거점 건물들을 중심으로 참여를 이끌어내 올해 안에 새로운 차이나타운을 탄생시킬 예정이다.
하지만 차이나타운이 중국요리집 일색으로 꾸며진 점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중구 관계자는 "차이나타운과 인근 관광특구를 연계하는 문화축제를 개최하는 등 풍부한 콘텐츠를 만들 계획이다"며 "차이나타운 특구 확대가 단순히 인프라 조성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창의적인 문화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