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상황 악화에 따른 고용불안이 계속되면서 인천·경기지역에 40~50대 중장년층 장기실업자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사회 전 분야에 걸쳐 구조조정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이들 장기실직자는 연령에 제한을 두고 직원을 채용하는 우리 기업풍토에서 가장 큰 '희생양'으로 대두,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D대학 행정학과를 졸업한 후 식품회사에서 12년간 일하다 지난해 10월 실직한 최모씨(43·남구 주안 8동)는 실업급여 소정급여일수가 끝나면 어떻게 처자식을 돌봐야 할지 벌써부터 막막하다. 최씨는 “나름대로 재취업을 위해 인력은행 및 생활정보지 구인란 등을 보고 업체를 찾아가 보지만 항상 나이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정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실직자 구제프로그램도 부양가족이 있는 40~50대엔 별 소용이 없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중장년층 장기 실업자 증가 현상은 지난해 실업급여지급 현황에서도 드러난다.
실업급여를 수령해 오던 증장년층 실직자들이 소정급여일수(90~150일로 연령에 따라 차등지원)가 종료되면서 더 이상 실업급여를 신청할 수 없게 되자, 대상자수가 줄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인천지역 실업급여 신청자수는 4천830명(26억2천100만원)이었으나 11월 들어선 4천418명(23억7천800만원)으로 412명 줄었다. 경기도에도 지난해 9월 1만4천730명(80억6천500만원)의 실직자가 실업급여를 수령했으나 11월엔 1만4천370명(80억3천300만원)으로 360명 감소했다.
이같은 감소인원 중 상당수는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중장년층 실직자라는 게 경인고용안정센터 관계자의 설명이다. 결국 중장년층 실직자의 경우 소정급여일수 기간동안 실업급여를 받은 후에도 재취업이 되지 않고 있는 실정.
실업자 구모씨(38·서구 심곡동)는 “노동부가 지원하는 요리학원이라도 들어가 기술이라도 배우고 싶지만 모든 실직자 구제 프로그램이 20대에 맞춰져 있어 너무 실망스럽다”며 “일일취업센터에 구직신청을 했지만 연락이 오지 않아 실업급여가 끝난 후 막노동으로 생계를 이으면서 고통의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車埈昊기자·Junho@kyeongin.com
장기 실직자 늘고 있다
입력 2001-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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