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학들은 4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논술.면접 등 대학별 자체평가에서 최고.최저 점수간 격차는 예년수준을 유지하되 평가항목을 세분화, 변별력을 확보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해 정시모집에서는 논술과 면접이 비슷한 점수대 수험생들의 합격을 결정짓는 주요변수는 되겠지만 수능 및 학교생활기록부 성적차를 큰 폭으로 뒤엎고 합격과 불합격을 좌우하는 '이변적 변수'로까지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올해 입시에서 수능시험이 쉽게 출제돼 변별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입시전문가들은 각 대학이 대학별 자체평가인 논술및 면접에서의 변별력을 극대화해 점수화하지 않겠느냐고 예측했다.
특히 일부 대학은 지금까지 논술 및 면접에서 부여해온 기본점수를 아예 없애 '0점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초 예상과 달리 각 대학이 평가항목을 세분화하는 등의 논술 및 면접 채점기준을 마련한 것은 논술.면접의 경우 평가단의 주관성 개입으로 공정성 시비가 일 가능성이 큰데다 전형요소간 비중의 형평성을 감안하면서도 나름대로 변별력을 확보하는데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대 입시관계자는 '비록 수능시험이 변별력을 상실, 논술 및 면접에서 이를 확보해야 하지만 총점에서 90% 이상을 차지하는 수능 및 학생부 성적과 3~4.9%정도인 논술 및 면접이 차지하는 비중의 차이를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따라 작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학생들간 점수격차를 두되, 평가항목을 세분화해 학생간 우열은 가릴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면서 '따라서 논술 및 면접에서 10점 이상 점수차이를 내 수능성적을 큰 폭으로 뒤엎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체 총점(835점) 중 논술배점이 35점(4.2%)인 연세대는 작년보다 기본점수를 올리고 최고.최저 점수차를 줄이되 대신 변별력을 갖도록 평가항목을 세분화할 방침이다.
김하수 입학처장은 '기본적으로 논술이 수능점수 2~3점은 뒤바꿀 수 있어도 10점 이상씩 뒤집지는 못하도록 유의하고 있다'며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채점시스템 개선방안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전체 총점 830점 중 25점(3%)을 논술성적에 부여한 이화여대는 작년까지 1점 단위로 평가해왔던 데서 벗어나 0.5점 단위로 세분화할 방침이다.
서강대 관계자는 '논술이 당락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며 '예년보다 논술평가를 엄정하게 하되 점수차는 좁힐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체 성적의 3%(30점)를 논술에 할당하고 있는 성균관대는 평균점수를 예년처럼 24~25점 정도로 맞추되 채점회수를 기존 3회에서 4회로 늘리고 채점단위를 소수점 이하 첫째자리까지 세분화할 방침이다.
경희대 관계자는 '논술의 신뢰도를 객관적으로 100% 검증하기 힘든 상태에서 논술의 변별력이 너무 크면 대학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채점교수들에게 논술문제지 배당을 기존 25매에서 20매로 줄이고 채점기간도 2일에서 3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대성학원 이영덕(李永德) 평가관리실장은 '각 대학 모집단위마다 수능과 학생부 성적이 비슷한 학생들이 대부분 지원하기 때문에 각 대학이 논술과 면접의 점수차를 크게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평가를 세분화하면 여전히 당락의 주요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