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불호텔터~신포동 560m 일본조계 상징거리로
협궤열차·인력거 등 도입해 7080 향수 자극까지
중구에는 차이나타운만 있는 게 아니다. 중구청 앞과 중앙동 일대에는 1883년 개항과 일제강점기 사이에 지어진 근대건축물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처럼 근대문화유산이 살아 숨쉬는 중구청과 중앙동 일대에 이를 적극 활용하는 개항장 특화구역이 조성될 예정이다. 중구는 이 지역에 광범위한 역사문화 특화구역을 조성, 친수공간으로 개발될 인천내항재개발 사업과 연계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 살아 숨쉬는 개항장 근대문화유산
근대건축물들이 밀집돼 있는 중구청 일대는 그 자체로 거대한 박물관이나 다름없다. 개항 이후 중구청 일대에는 서구식 근대 격자형 도시계획에 의해 조성된 외국인 주거지인 각국의 조계지가 형성됐다. 조계지는 외국인이 자유롭게 살면서 치외법권을 누릴 수 있도록 설정된 구역이다.
이 시기에 개항장 일대는 조계지를 중심으로 호텔, 우체국, 은행 등 각종 근대시설물이 들어서면서 도심으로 번성했다.

인천시나 중구는 지금까지 개항장 문화유산에 대한 뚜렷한 활용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 지역이 차이나타운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이유다.
■ 옛 개항장의 모습을 재현하려는 중구
중구는 중구청과 중앙동 일대의 근대문화유산에 대해 테마별로 묶어 개항장 특화구역을 조성하기로 했다.
중구청 앞에 조성될 테마박물관 특화거리는 현재 인천개항 근대건축전시관으로 쓰이고 있는 인천일본18은행지점과 개항박물관으로 조성된 일본제1은행 인천지점을 중심으로 근대건축물과 콘텐츠가 조화를 이루는 469㎡ 규모의 박물관 밀집지역이다.
중구는 인근에 있는 대불호텔 터를 매입해 관광인프라를 조성하고 근대역사체험교실, 입체영상관 등을 마련해 콘텐츠를 채워나갈 계단이다.
이와 함께 중구는 대불호텔 터에서 시작해 신포동 방면으로 약 560m에 이르는 거리를 일본조계 상징거리로 꾸며 테마박물관 특화거리에 근대 개항장 조계지의 모습을 복원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 일대의 근대건축물 원형 복원사업도 추진해 일본조계지 모습 복원의 완성도를 높인다.

1970년대에서 1980년대 거리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이른바 '7080 거리'도 생긴다. 중구는 한중문화관에서 신포공영주차장까지 가는 450m 길이의 거리에 1970~80년대의 가로등을 설치하고, 협궤 열차 또는 인력거 등의 관광용 순환교통수단을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중구는 개항장 특화구역이 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구도심 활성화를 위한 'MWM(Marine·Walking·Museum) City' 사업과 맞물리면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MWM City 사업은 인천내항을 중심으로 동인천 역세권 개발사업, 개항장 문화지구 등을 연계해 각종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기반시설을 확충한다는 구도심 활성화 프로젝트다.
중구는 고도제한 등 각종 규제에 묶인 개항장 특화구역의 건물들에 대해 재개발이 아닌 보존과 옛 모습을 재현해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내항재개발이 본격 추진되면 개항장 특화구역과 시너지 효과를 노려 쇠락한 이 지역의 상권을 살린다는 의도다.
곽하형 부구청장은 "중구를 찾는 관광객들은 차이나타운~개항장 특화구역~신포동 상권으로 이어지는 관광특화구역을 걸어다니며 풍부한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를 누리게 될 것"이라며 "관광특화구역이 내항재개발과 연계된다면 그 효과는 기대이상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박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