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제 의왕시장
'레일바이크'. 철로 레일 위를 달릴 수 있도록 만든 자전거란 뜻의 이 단어가 국어사전에 등장한 것은 2004년이다. 레일바이크는 1908년 미국의 '시어즈 앤드 로벅'이란 회사가 개발한 상품명이었으나, 지금은 고유명사로 자리를 잡았다. 1800년대 미국의 서부시대 당시 버려진 철로에 바이크를 설치한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으며 유럽의 산악관광지에서 각광받는 관광 아이템이다.

레일바이크를 국내에 처음 도입한 곳은 강원도 정선이다. 2004년 폐선을 활용해 7.2㎞ 구간에 레일바이크 노선을 설치했다. 지금은 삼척, 양평, 문경, 곡성, 춘천 등 모두 10여개 지자체가 레일바이크를 설치해 운영중이며 지자체의 주요 수익 사업 중 하나로 확산되고 있다.

정선의 경우 설립 당시 경제성 문제로 적지 않은 논란이 있었지만 도입 이후 223만명이 다녀갔고 입장료 수입만 210억원을 넘어섰을 정도로 대성공을 거뒀다. 2010년 7월 해양레일바이크를 개장한 삼척시도 개장 2년7개월만에 탑승객이 100만명을 넘어서 입장료 수입만도 83억원에 달한다. 2009년 개장한 곡성레일바이크도 기차마을과 연계해 2011년 120만명, 2012년 160만명이 이용할 정도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의왕 왕송호수는 인근에 철도박물관, 자연학습장, 조류생태과학관 등 볼거리가 많은데다 생태환경이 잘 보존돼 있고 사통팔달 도로망까지 갖추고 있어 레일바이크 시설의 최적지로 손꼽힌다.

2011년 서울메트로가 수행한 '왕송호수 순환 레일바이크 설치 사업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 사업타당성이 매우 양호해 사업 개시 4년도부터 흑자 운영이 가능하고 10년차부터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상대적으로 의왕의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된 부곡 지역 일대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기대도 크다. 의왕시가 최근 주민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설치에 대한 찬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5.6%가 레일바이크 설치에 찬성(25.5% 반대, 8.9% 무응답)했으며 해당 지역인 부곡동의 경우에는 74.9%의 높은 찬성률을 나타냈다. 지역주민들은 레일바이크 사업이 관광객 유치와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사업이 환경파괴와 시 재정 파탄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정에 대한 감시와 비판에 충실해야 할 시민단체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대다수 시민들 입장과는 시각 차이가 있다.

레일바이크는 철로위의 큰 자전거를 발로 움직이는 운동·레저기구로, 무공해 이동수단이다. 시 계획대로 레일바이크 주변에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를 조성해 생태공간을 더욱 늘리면 왕송호수는 더욱 친환경적으로 변모할 것이다.

시 재정 파탄 주장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총 사업비 192억원이 소요되는 왕송 레일바이크 사업은 시 재정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해 사업비의 50%를 민자로 조달할 계획이다. 시는 수익성에 대한 정확한 검증을 위해 두 번에 걸쳐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민자 유치시 충분한 사업성이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무엇보다 현재 사업을 추진중인 정선, 문경, 곡성, 춘천 등 사업 성과가 그 타당성을 입증해 주고 있다.

레일바이크 추진 과정에서 시민단체의 반대와 왕송호수 행정구역 조정에 따른 행정 절차 이행 등으로 당초 목표했던 일정보다 1년 넘게 지연되고 있다. 레일바이크 운영이 늦어지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그 과정에서 시민단체의 많은 의견이 사업에 반영되고 왕송레일바이크가 시작 전부터 전국적으로 크게 알려진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지방자치제의 중심은 시민이다. 시정 운영방향 역시 무엇보다 시민들의 의견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이번 레일바이크 사업 또한 지지하는 시민들의 뜻에 따라 신속하게 추진하되 반대하는 시민들의 환경훼손, 사업 실패에 대한 우려 등도 충분히 고려돼야 할 것이다.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돼 수도권의 명소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성제 의왕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