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 결승선 지점에 구급대원들이 긴급 투입돼 부상자들을 옮기고 있다. 길 바닥에 부상자들이 흘린 피가 보인다(오른쪽). 이날 결승선 근처에서 두차례의 폭발이 발생, 최소 2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부상했으며 목격자들이 전하는 처참한 현장 상황을 볼 때 사망자와 부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폭발이 일어나자 대회장 인근은 부상자와 현장을 빠져나가려는 관중, 출동한 구급대원과 경찰 등으로 큰 혼란을 빚었다. /AP=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100여명의 사상자를 낸 미국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발 참사 현장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참혹한 모습이었다고 CNN 방송 등 외신은 전했다.

폭발이 발생한 결승선 인근 지점의 광경은 완주자들을 맞이하던 즐거운 모습에서 순식간에 아비규환으로 바뀌었다.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과 사진 등에 따르면 사건은 남자 부문 우승자인 에티오피아의 렐리사 데시사가 보일스턴 가(街)에 설치된 결승점을 통과한 지 약 두 시간 뒤에 발생했다.

당시 시계는 경기 시작 이후 4시간9분44초를 가리키고 있었다.

첫 폭발은 마라톤 코스의 왼편에 설치된 관중석 바리케이드 및 각국 국기 게양대 뒤쪽에서 일어났다.

굉음과 함께 번쩍하는 불꽃이 일더니 삽시간에 흰 연기가 치솟았다. 폭발물이 엄청난 연기와 먼지를 뿜어내면서 보일스턴 가와 접한 코플리 광장에서는 주위를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방이 자욱했다.

마라톤 자원봉사 요원들은 굉음에 귀를 막았고 주자들은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팔다리가 절단되는 등 처참한 상처를 입은 사람이 속출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현장은 사람들이 내지르는 고통과 공포의 비명에다 구조요원들의 외침, 사이렌 소리 등이 뒤섞여 아수라장이었다. "엄마, 나는 무사해요"라며 가족에게 전화를 거는 이들도 있었다.

펜스 잔해가 여기저기 널린 가운데 이내 구조요원들이 급히 뛰어나가 부상자들을 들것과 휠체어에 실어 날랐다.

인근 거리나 건물에 있던 목격자들은 '불꽃놀이 폭발음' '1천여개의 철문을 동시에 닫는 소리' 등으로 당시 폭발음이 준 충격을 묘사했다.

두 번의 폭발 지점 사이에 있는 사무용 건물에서 일하는 짐 바딘은 "군중들이 앞다퉈 도망치려고 하고 있었다"며 "위에서 내려다보니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고 전했다. /뉴욕·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