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에 자세히 설명하고
충분한 공급과 수질도 보장돼야
또한 안정적 공급위해 땅속관로
사전 점검후 적기에 교체하면
되레 비용 절감효과도 가져와
최근들어 복지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우리는 종종 복지를 얘기할 때 돈을 무료로 제공받는다든지 의료나 교육에 대한 무상혜택만을 연상하는 경우가 많다. 병을 치료할 때 돈이 거의 들지 않는다든지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이 대학원까지도 다 무료로 배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복지국가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의료나 교육을 충분히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삶에서 필수적인 물이나 호흡할 수 있는 맑은 공기를 충분히 공급받을 수 없다면 어찌 행복하게 산다고 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가장 기본적인 복지는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 필수 요소를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는 권리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물 복지는 가장 근본적인 복지의 하나이다. 우리가 삶을 영위하는데 있어 하루라도 먹는 물이 공급되지 않거나, 먹는 물은 있다고 하더라도 음식을 만들거나 목욕,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물 공급이 며칠동안 원활하지 않을때의 불편함과 하수도 혜택이 없는 경우에 질병으로부터의 위협과 오염으로부터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은 물 복지를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물 공급이 충분해야 하고 또한 목적에 맞게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도록 수질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물 복지의 혜택은 도시에 있는 시민들뿐만 아니라 시골이나 섬 지역에 있는 주민들도 동등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는 크게 동떨어져 있다. 대도시의 경우 먹는 물을 공급하는 상수도나 하수도가 잘 보급되어 있지만 시골이나 섬 지역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 시골이나 섬 지역의 경우 동등한 수질의 물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서는 1인당 소요되는 경비가 매우 커서 시설투자를 하기가 어렵다. 이른바, 편익과 비용의 비율을 나타내는 B/C가 맞지않아 시설 투자 결정이 어렵고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비용이 요구되고 많은 시민들이 더 많은 요금을 지불해야한다. 여기에 딜레마가 있다. 우리에게는 혜택을 받는 것이 복지인 것처럼 인식이 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복지 향상을 위하여 내가 비용을 더 지불하는 것에는 그다지 익숙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혜택을 받을 섬 주민들에게 엄청난 시설비를 지불하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이제부터 우리는 이러한 물 복지를 위한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하여 시민적 공감대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첫째로, 이제는 물 값에 대하여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종종 지자체가 물값을 올리는 것에 대한 시민적 저항에 관한 뉴스를 접하곤 한다. 물론, 맹목적으로 물값을 올리는 것에 대하여는 충분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물 공급을 안정적으로 하고 충분한 수질을 가진 용수를 공급하기 위하여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 비용을 분담하는 것조차도 막아야 하는가에 대하여는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둘째로, 우리나라의 물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과학적 계획과 운영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는 사전에 미리미리 대비하지 못하고 사고가 나거나 한계에 부딪쳤을때 우왕좌왕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땅속에 묻혀있는 관로에 대하여 충분한 모니터링과 사전 점검이나 대비, 시설의 적기 교체는 오히려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문제는 이와같은 대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이를 위한 비용도 원활히 조달되지 못하여 시설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음에도 수요자들에게는 이러한 내용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아울러, 시설이 충분히 보완되고 교체된다면 수돗물에 비하여 500배나 비싼 시중의 물과 동등하거나 더욱 좋은 품질을 만들어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내용도 우리 시민 모두가 알 필요가 있다. 물론, 이와같은 공감을 위해서는 요금으로 징수된 돈이 낭비되지 않고 제대로 효과적으로 쓰여진다는 보장이 우선시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최계운 인천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