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을 겪고 있는 용인시에서 예산반납을 이유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각종 체육행사가 줄줄이 자진 취소되고, 시 체육행사 관련 예산도 줄이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체육인들 사이에 "언제까지 우리 체육계가 고통을 감내하고 희생해야 하느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처인구 체육연합회는 지난 10일 처인구 11개 읍·면·동 체육회장과 읍·면·동장 전체 간담회를 열고, 시 재정 어려움의 극복에 동참하자는 취지로 9월 개최 예정인 '제4회 처인구민 한마음 체육대회' 관련 예산 전액 2억9천600만원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체육회 관계자는 "격년제로 치러지는 행사인 만큼, 행사에 대한 구민들의 기대가 많은 것은 사실이나, 어려운 시국을 타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수지구 체육연합회도 지난 9일 전체 회의를 열어 9개 동 체육회장들의 만장일치로 9월 예정인 '수지구민 한마음체육대회' 행사예산 2억4천800만원을 전액 반납키로 결의했다. 이 밖에 기흥구 체육연합회도 다른 구청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예산반납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각 구청의 체육행사비 반납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시 본청의 체육행사 관련 예산도 줄여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자 체육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역 체육계 인사들 사이에서는 특히 "시 재정사정이 안 좋은 것은 알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각종 체육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지구의 한 체육인사는 "분위기에 눌려 말들은 못하지만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시 예산 사정이 나쁜 것은 인정하지만 체육인들과 구민들의 사기 진작, 화합의 장이 취소되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체육 단체들이 자발적으로 행사를 취소하고 예산을 반납하고 있으며 시는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면서 "시 체육행사는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용인/홍정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