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홍섭 구청장은 인터뷰 자리에서 "현재 중구는 중국 관광객이 서울로 가기 위해 들르는 관문쯤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앞으로 관광을 살려 중국관광객을 붙잡을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홍섭(64) 인천 중구청장은 지난해 12월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중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로 나섰을 때부터 줄곧 관광 활성화를 외치고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지난 2004년 민선 3기 중구청장 재직시절 차이나타운 특구를 만들 때도 김 구청장의 관심은 중구의 관광 활성화였다. 중구만이 갖고 있는 역사문화자원이 곧 중구의 미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 구청장은 "과거 중구는 인천의 중심지이자 역사문화의 중심지였지만, 지난 20여년 동안 펼쳐진 신도시 위주 정책으로 인해 소외되고 낙후됐다"며 "낙후된 도시의 주민들이 먹고 살거리를 찾다보니 역사문화, 바다 등 지역의 특성을 활용하는 관광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취임 직후인 올해 초부터 관광 활성화 방안을 짜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최근 그 첫 그림이 완성됐다. 관광인프라 구축을 통한 각 관광특구의 '연결'이 핵심이다.

김 구청장은 "그동안 중구의 관광자원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해 관광객들의 동선이 중구 전체로 이어지지 못하고 특정 구역에만 머무르는 경향이 있었다"며 "중구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관광의 불씨가 살아있는 곳이 차이나타운이다.

우선 차이나타운 특구를 확장해 불을 지피고, 개항장 특화구역과 연결, 신포동 상권까지 관광객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게 이번 사업의 목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구청장은 최근 중국인 관광객의 국내 유치를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들을 대상으로 관광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관광 활성화 사업의 주요 타깃이 중국인 관광객이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부터 크루즈선이 인천항에 입항해 중국인 관광객들이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며 "중국인 관광객들은 한국의 역사문화에 대해 관심이 크다.

중구는 이러한 역사문화자원이 많지만, 거리와 건물들이 노후되고 미관 정비가 잘 되지 않은 측면이 있어 정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각종 특구의 확대 또는 조성에 거리 미관 정비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이 같은 이유라는 게 김 구청장의 설명이다.

김 구청장은 관광 활성화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구도심 지역 주민들이 나이가 많고, 경제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이유로 관광사업에 난색을 보이는 경우가 더러 있다. 2004년 차이나타운 특구 조성 사업 때도 그랬다"며 "관광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이는 주민들을 중심으로 건물 리모델링 등을 우선 실시하고, 주민들에 대한 지원대책을 마련해 점차적으로 주민들을 설득시켜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관광사업에 치중하고 있는 김 구청장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짧은 임기 내에 추진하기에는 너무 큰 규모의 사업이라는 것과 인프라 확충에만 초점을 맞춰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 구청장은 "임기동안 나의 역할은 중구 관광 활성화에 대한 큰 틀을 만들어 놓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무리한 추진이 아니라 내항 재개발과 같이 앞으로 중구에 있을 큰 변화를 위한 준비를 하자는 것이다"고 답했다.

또한 "테마박물관 특화거리 조성을 통해 역사문화에 대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각 특구를 연결하는 퍼레이드도 기획하고 있다"며 "좋은 틀이 갖춰지면 콘텐츠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들도 뒤따라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도 중구가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로 가기 위해 거치는 '관문'으로 남을지, 오래 머무를 가치가 있는 '주요 관광지'가 될지, 김 구청장이 그린 큰 그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