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유학생 유치는 양국의 이해를 넓힐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인하대학교 기계·항공·자동화공학부 채재우 교수(55)의 얘기다.
 최근 인하대 이·공과 대학원에 중국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유학생들이 몰리고 있어 관심을 끈다. 아직은 교수 연구실별로 유치하는 수준이지만 인하대 이·공학 분야에대한 유학생들의 관심은 아주 높다고 한다.
 9일 인하대에 따르면 현재 이·공과 대학원 석·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유학생은 석사 38명, 박사 26명 등 모두 64명이며 이중 79%인 49명(석사 31명, 박사 18명)이 중국인이다. 아울러 몽골(6명)이나 방글라데시(4명), 일본(4명) 출신 대학생도 늘고 있는 추세다.
 학교측은 교수들이 개별적으로 유치한 외국인 연구원을 합하면 유학생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본다. 이들 유학생은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에 취업하거나 한국을 발판으로 미국 등 선진국 대학에서 학업을 계속하려는 학구파라는 게 교수들의 얘기.
 지난 99년 3월 유학왔다는 중국 길림성 연변기술과학대 출신 황화자씨(29·여·화학과 박사과정)는 “처음 6개월 동안은 문화와 인식의 차이로 혼란을 겪기도 했지만 인하대측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아 곧 학업에 몰두할 수 있었다”며 “박사학위를 받은 후에도 더 공부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담당 교수들은 “대부분 유명대학 출신인 중국 유학생들과 영어로 의사를 소통할 수 있어 연구에 전혀 지장이 없다”며 “이들은 최첨단 분야에 대해서도 상당한 실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교수들은 세계 최대 규모의 시장인 중국의 잠재력을 감안할 때 중국 유학생의 유치는 국내에 장기적으로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유학생들이 본국에서 일정한 위치에 오르면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활동이나 학술·연구사업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 인하대 전산과 배해영교수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지리정보시스템을 통해 중국 중경의 우전학원 유학생 5명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배교수는 중국 서부지역 대개발사업에 이 시스템을 적용하기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하지만 중국에 비해 우리나라 물가가 높아 상당수 교수들이 자기 연구비로 유학생들에게 학비를 지원하는 등 어려움도 많다고 한다.
 채재우교수는 “우리 학생들의 국제적 감각을 높이고 연구수준을 높이기 위해선 우수한 외국의 학생들을 많이 유치해 함께 연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나 기업체의 장학금지원 등의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徐晋豪기자·prov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