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인천시에 기부키로 예정돼 있는 토지에 대해 기부채납을 이행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9일 인천시에 따르면 현대그룹 계열 인천정유가 지난 99년 대기업 빅딜을 통해 구 한화에너지 정유부문을 인수한 뒤 시에 기부키로 돼 있는 구 한화에너지 소유의 토지를 아직까지 기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의 토지는 구 한화에너지가 지난 96년 시로부터 서구 석남동 산 119 일원 116만4천평방m에 대해 '유류저장 및 송유설비' 승인을 받으면서 시에 기부키로 한 토지로 1만6천267평방m의 면적에 토지가격은 50억원에 달한다.
 시 관계자는 “인천정유가 빅딜을 통해 구 한화에너지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했다고 보고 지금까지 8차례에 걸쳐 기부채납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으나 인천정유측에서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각종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부채납을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토지는 오는 2003년 준공 예정인 가좌동~경서동간 도시계획도로(광 3-9호) 계획선내(서구 석남동 산 125의1 일원)에 속해 있어 인천정유측이 빠른 시일내에 기부채납을 하지 않을 경우 도로 개설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인천정유 관계자는 “기업구조조정으로 토지의 소유주가 바뀌는 과정에서 기부채납이 지연됐으나 올해 안으로 대상 토지를 기부채납할 방침”이라며 “다만 도로 개설 구간에 기부채납 대상 토지와 오히려 보상을 받아야 할 토지가 혼재해 있으므로 이를 연계·정산하는 방식으로 기부채납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林星勳기자·h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