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림막등 없이 그대로 쌓아
불과 1m거리 토사유출 우려
호우땐 수질 오염 불보듯
"공기업이 법 어겨" 비난여론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동탄2신도시를 조성하면서 임야의 수목을 모두 제거한 뒤 국가하천인 오산천 옆에 토사만 남은 거대한 흙더미를 오염방지시설 없이 그대로 방치, 호우시 하천오염과 토사 유출의 우려를 낳고 있다.
21일 LH 동탄사업본부와 지역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LH는 화성시 동탄면 일원 24㎢에 택지개발사업을 진행, 2015년 12월까지 11만5천세대의 아파트와 연립주택 등을 공급할 예정이다.
그러나 공사 과정에서 기존 산림을 파헤친 뒤 덩그러니 남은 하천변 '민둥산'을 아무 조치 없이 방치하면서 주민들의 우려와 원성을 사고 있다. 문제의 구간은 2-1공구로 이 일대는 공사 전까지 야산이었다.
LH는 지난 2011년 4월부터 건설사에 토지를 공급하기 위해 절토 등의 토공작업을 진행하면서 나무 등 녹지공간을 모두 없앤 뒤 발생한 길이 150여m, 높이 10여m의 거대한 흙더미를 하천과 불과 1m도 채 안 되는 곳에 놓아 두고 있다.
특히 국토교통부와의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에 따라 하천의 토사유출 방지를 위해 방수 가능한 재질로 절토 부분을 덮어 놓아야 하지만 LH측은 비닐가림막 등 오염방지시설을 전혀 설치해 놓지 않았다.
지상훈 오산천살리기지역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치어들은 자생력이 약해 하천이 조금만 탁해지면 금방 죽는다"며 "수북이 토사가 쌓여 있는 공사장에 오염방지시설도 설치하지 않고 성급하게 공사를 진행하다 갑작스러운 비라도 쏟아질 경우 수질이 오염될 게 뻔하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도 "공기업이 대형 공사를 벌이면서 안전수칙도 지키지 않는다"며 "법규를 준수하지 않는 안전불감증이 매번 큰 피해를 가져오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현행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상 하천 등의 공공수역에 다량의 토사를 유출해 하천을 오염시킬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이에 대해 LH 동탄사업본부 관계자는 "원래 야산이었던 곳으로 공사를 진행하면서 절토한 상황"이라며 "작업 공정상 가림막을 덮었다 치웠다를 반복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계속 덮어 놓긴 힘든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조영상·박종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