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단시티 개발 '디폴트 위기'
숭의 아레나파크 자금난 등
수백억 증자·빚 떠안을수도


인천의 공공 출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 위기에 처했다. 10개 PF 사업장 중 절반가량은 금융비용에 허덕이면서도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거나 아직 첫 삽조차 뜨지 못하는 등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에 놓여 있다.

인천도시공사는 10개 PF 사업에 적게는 3%에서부터 많게는 27%의 폭으로 지분 참여를 하고 있다. PF 사업 부실은 자칫 인천도시공사의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경우 인천도시공사가 추진하는 다른 공공사업에도 피해가 미칠 것은 자명하다.

대표적 위기 사업으로 미단시티개발이 꼽힌다. 미단시티개발(주)는 2007년 설립된 뒤 지금까지 금융권에서 수천억원을 빌렸지만 제때 갚지 못해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미단시티개발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의 장기차입금은 7천235억원.

차입금의 95%인 6천851억원을 올해 상환해야 한다. 문제는 땅이 안 팔린다는 데 있다. 미단시티개발의 토지매각 실적은 단 1건. 천연가스관을 관리하는 회사에 '천연가스 차단 관리소'로 쓸 부지를 약 148억원에 매각한 것이 전부다.

장기차입금을 상환해야 하는 오는 12월까지 대규모 토지매각을 못하거나, 만기 연장을 하지 못할 경우 미단시티개발(주)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 때 채무는 인천도시공사가 책임져야 한다.

10개 SPC 중 유일하게 경제자유구역이 아닌 구도심에서 이뤄지는 숭의운동장 도시개발사업도 '정체'돼 있다. 이 사업은 (주)아레나파크개발이 숭의축구전용경기장을 지어 인천시에 주는 대신, 경기장 바로 옆에 주상복합을 분양해 수익을 내는 구조로 진행된다.

(주)아레나파크개발은 은행에서 돈을 빌려 경기장을 지었는데, 주상복합 분양 시기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회사는 자금난 타개책으로 700억원 규모의 자본금 증자계획을 세웠는데, 증자계획이 현실화할 경우 인천도시공사는 139억원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

이 밖에 로봇랜드(2009년 7월 설립)와 151층 인천타워(2006년 12월 설립)는 아직도 구체적 성과물을 내지 못하고 있다. 투모로우시티 사업을 두고서는 사업자, 인천경제청, 인천도시공사 등 관계자들 사이에 몇 년째 지루한 소송전이 이어지고 있다.

4월 현재 인천도시공사가 출자한 10개 PF 사업의 총 자본금은 1천506억원. 이 가운데 인천도시공사 출자 금액은 324억원이다.

/김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