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화성 동탄2신도시 조성과정에서 국가하천인 오산천 인근에 거대한 흙더미를 방치해 토사유출과 하천오염이 우려되고 있는(경인일보 4월22일자 23면 보도) 가운데 사업구역내 공사현장에 설치했던 침사지도 대부분 폐쇄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LH는 아직껏 대체 침사지 설치 등의 수방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있어 '게릴라성 폭우' 등 자연재해에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2일 LH 동탄사업본부와 지역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LH는 2009년 10월 화성 동탄2택지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하면서 사업시작 후 절·성토 등의 토공작업이 진행되면 나대지가 증가해 우수유출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 이를 저감할 수 있는 저류시설을 조성키로 협의했다.

이에 따라 LH는 2011년 4월부터 토공작업에 돌입하면서 임시침사지를 만들었으며 지난해의 경우 호우에 대비하기 위해 공구별 우수유출량을 반영, 모두 53개를 설치했다.

하지만 취재결과, 지난해 조성했던 침사지 상당수가 토공작업이 실시되면서 제거됐다. 현재 1~2공구는 토공 작업후 가로 45m, 세로 45m 규모의 침사지들이 토사로 메워져 제 기능이 상실된 상태다.

또 동탄2신도시 시범단지 역시 A15~18 등 4개 블록에 아파트 건설이 이뤄지면서 당초 설치했던 공사장내 침사지 4곳이 없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사정이 이런데도 LH는 아직까지 대체 침사지조차 확정하지 않아 호우시 예방대책을 전혀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지상훈 오산천살리기지역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침사지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전형적인 안전불감증"이라며 "요즘엔 여름철뿐 아니라 아무때나 폭우가 내리는데, 이럴경우 오산천과 그 지류가 흙탕물에 오염되는 건 시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LH 동탄사업본부 관계자는 "공사 현장의 여건에 따라 지형이 자주 바뀌기 때문에 침사지 위치가 계속 변경된다"며 "다음 달까지 침사지 설치계획 등을 새로 수립해 우기에 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영상·박종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