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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보유 주식 전량을 다국적 제약회사에 팔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17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셀트리온 본사 앞에서 한 직원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셀트리온발(發) 공포'가 코스닥시장 제약주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 최대주주가 지분 전량 매각을 선언한 이후 코스닥 제약·바이오업계 시총이 5거래일 만에 2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코스피200 지수에까지 포함됐던 알앤엘바이오마저 상장폐지와 검찰 압수수색을 당하는 악재가 터지자 제약·바이오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는 모습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제약업종에 포함된 47개 기업 시총은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의 '폭탄 발언'이 있었던 지난 16일 13조96억원에서 22일 11조477억원으로 줄었다. 일주일 만에 시총 1조9천619억원이 증발했다.
이 기간 코스닥 제약업종 주가는 19.08% 하락했다. 연초 이후 코스닥 상승세를 타고 지난 15일까지 9.66% 올랐다가 암초를 만난 셈이다.
셀트리온이 코스닥 제약업종의 시총 규모 하락을 이끌었다.
셀트리온 주가는 17일부터 급락을 이어가 4거래일 동안 46.48% 떨어졌다. 서 회장의 매각 발표 당시 4만9천800원이던 주가는 2만6천650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셀트리온의 22일 시총은 2조6천747억원으로 코스닥 시총 2위 파라다이스(2조1천53억원)에 '대장주' 자리를 빼앗길 위기까지 처했다.
셀트리온 시총은 5거래일 동안 1조6천778억원 감소, 같은 기간 코스닥 제약주 시총 감소분의 85.51%가 이 회사에서 사라졌다.
셀트리온제약의 시총도 2천85억원에서 1천212억원으로 87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41.89% 내렸다.
서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공매도 세력을 겨냥했지만, 시장 관심이 셀트리온과 계열사의 경영 전반에 대한 진실성 여부에 쏠리면서 코스닥 제약업종에도 불똥이 튀었다.
코스닥 제약업종 상장사 48곳 가운데 36곳(75%)의 주가가 '셀트리온 사태' 이후 약세를 보였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다음으로 시총 감소가 큰 곳은 코스닥 시총 규모 11위 기업인 씨젠이었다. 시총이 지난 5거래일 동안 674억원 줄었다.
코스닥 시총 28위인 메디포스트(294억원), 44위 코미팜(261억원), 50위 코오롱생명과학(181억원) 등 시총 상위권의 '출혈'이 상당했다.
제일바이오 시총도 101억원 줄었고 JW중외신약(85억원), 화일약품(80억원), 서울제약(78억원), 메디톡스(73억원), 차바이오앤(67억원)이 뒤를 이었다.
시총이 증가한 기업은 이수앱지스(171억원), 신일제약(165억원), 동국제약(107억원) 등 12개 종목이었고 인트론바이오와 셀루메드는 보합세를 나타냈다.
조성준 NH농협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코스닥 제약주는 앞으로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꿈을 먹고 자란 주식'"이라며 "셀트리온 사태로 신뢰성 문제가 부각된만큼 가시적 성과를 내기 전까지 제약주 주가 상승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