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근리 미군 양민학살사건 대책위'는 12일 노근리 사건의 진상규명과 피해자 보상을 위해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미국 정부 상대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 다각적인 법적 대응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책위 정은용위원장은 이날 낮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정부가 노근리 사건이 학살에 의한 것임을 부인하고 피해자 보상부분도 언급이 없었다'며 향후 진상규명을 위한 법적 대응방침을 분명히 했다.
정위원장은 '미군병사들이 어떻게 상부의 명령없이 400명의 양민들을 60시간에 걸쳐 살해할 수 있겠느냐'며 '미 정부가 정부와 당시 군상급자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일선 병사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위원장은 '미국 정부가 원점에서 사건을 재조사하지 않으면 우선 노근리사건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겠다'며 '이미 지난 3, 10일 두차례에 걸쳐 정부 노근리 대책단장을 만나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청원서를 제출했고, 이를 검토하겠다는 정부측 답변을 얻어냈다'고 밝혔다.
노근리 대책위는 이와 함께 미국 법정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추진하는 한편 미국 당국에 재조사를 촉구하고, 국내외 NGO 단체들과 연대해 학자, 인권단체 등을 중심으로 공동조사위를 구성해 진상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대책위는 또 내달중 한국이나 미국에서 노근리 사건 미군 가해자, 피해자, 국제법 전문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노근리 사건 모의재판을 열어 사건의 진상을 밝힐 방침이다.
대책위는 이와 더불어 '한국전쟁 중 수많은 양민학살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없이 미정부가 희생자 추모비 건립과 추모장학기금을 마련해 기타 사건들을 덮으려고 한다'며 다른 양민학살사건에 대한 진상규명도 촉구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