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화코치 사비로 산 차로
타지에서 학생들과 맹훈련
"인근 지역 시설 신설 기대"


테니스 코트도 없이 떠돌이 훈련을 해온 테니스부가 제42회 전국소년체전 경기도 대표로 뽑혀 화제다.

광주 탄벌초 테니스부(사진)는 최근 제42회 전국소년체전 도대표 최종선발전 여초부에서 이은지(13)가 이름을 올렸다. 더욱이 이날 선발된 여중부 선수 6명 중 절반인 3명이 탄벌초 테니스부 출신이어서 그 의미를 더했다.

지난 2003년 개교와 함께 창단된 탄벌초 테니스부는 현재 9명의 선수가 정순화 코치와 호흡을 맞추며 전국을 무대로 활약하고 있다. 비록 10년 남짓 짧은 역사를 갖춘 테니스부지만 사실 엘리트체육계에서 탄벌초 테니스부의 위상은 '테니스 명문'으로 꼽힌다.

전국소년체전에서 수차례 우승(2005년, 2007~2008년, 2012년)한 데다 국가대표 상비군을 배출해내는 등 전국 최고의 팀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이러한 저력을 갖춘 테니스부가 이번 평가전에서 선수를 배출해낸 것이 새삼 화제가 된 데는 지난해 교내 테니스 코트가 사라진 데서 비롯된다.

실내체육관 건립으로 테니스 코트가 사라진 이후 선수들은 성남, 용인, 서울 등의 테니스 코트를 전전하며 훈련을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운동부 존폐 문제까지 흘러나왔고 선수와 코치의 마음은 그야말로 숯검댕이 됐다.

하지만 선수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바로 정 코치 때문이었다. 정 코치의 선수들에 대한 애정과 배려가 선수들에게 오히려 강인한 정신력을 키워줬다.

그는 박봉에 시달리면서도 테니스 코트가 없어 고된 몸을 이끌고 타 지역으로 훈련가야 하는 선수들을 위해 사비를 털어 11인승 승합차를 마련, 학생들의 운전사 노릇까지 하고 있다.

이런 그와 학생들의 노력 덕분일까. 최근 테니스 코트 마련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정 코치의 제자인 광주 출신 안선주 프로골퍼는 매년 학생들에게 운동복을 지원해 주고 있다.

정 코치는 "현재 인근 목현분교에 테니스 코트를 만드는 방안이 추진중이며 교육부의 예산 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좋은 결과로 이어져 탄벌초 테니스부가 명문 엘리트 체육산실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이윤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