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과 스마트'로 구성되며
압축개발로 근린생활권 회복과
인간중심 도시로 형성된다
또한 첨단기술을 활용하면
공공·개인 비용 줄이는 효과도
산업혁명 이후 인구의 도시집중이 심해지면서 각국도시정책의 대세는 억제와 분산에 집중되었다. 그러나 금세기에 들어서면서 그것은 바뀌었다. 도시는 혼잡, 과밀, 범죄, 공해라는 인식에서 도시는 국가 경쟁력이며 기회, 활력, 혁신, 문화, 효율이라는 측면으로 바뀌었다. 도시는 과다한 인구의 수용과 수많은 사회문제의 관리, 그리고 높은 효율과 생산성은 물론 융합적 창조를 가능하게 하고 개성있는 현대인에게 두루 만족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적으로 해결의 기미를 당최 보이지 않고 있는 심각한 문제는 기후변화와 중산층의 빈곤화 및 고착화로 집약된다. 기후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지구 온난화는 지구의 자정능력을 훨씬 벗어난 탄소배출이 주원인이다. 탄소배출은 화석연료를 근간으로 발전되어 온 현대문명의 숙명이다. 그를 근원적으로 개선하는 방법은 새로운 에너지원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길은 멀다. 과다한 탄소배출의 원인은 현대적 라이프스타일에도 있다. 물질위주의 가치관은 필요 이상으로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욕망과 그를 바탕으로 한 낭비적 생활문화를 확산해 왔다. 또한 사회환경시스템도 과다한 에너지 사용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형태로 발전되었다. 이로 인하여 에너지 비용의 가파른 상승과 함께 유한한 지구자원도 빠르게 고갈되어 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자리의 불안과 함께 높은 생활비 부담으로 중산층의 빈곤화, 고착화 현상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많이 쓰지 않을 수 없고 비싸지지 않을 수 없는 현상이 저절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적게 쓰고도 불편하지 않는 새로운 시스템적 해결방안은 없을까? 그리하여 적어도 새로운 에너지원이 개발될 때까지 또는 그 이후까지도 우리의 사회와 문명에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는 없는 것일까.
도시에 답이 있다. '그린 어바니즘(green urbanism)'이라는 신개념 도시이다. 이 신개념 도시는 기존의 도시개발과는 다른 구도심 재생의 방법과 신도시 건설의 방법으로 구현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세계적으로 신개념 도시의 모델로 떠오르고 있는 '송도신도시'가 만들어지고 있는 중이다. 이 신개념 도시의 기반은 그린(green)과 스마트(smart)이다. 즉, 압축개발을 통한 공공녹지의 확보와 첨단기술을 활용한 안전성, 효율성, 편리성, 융합성을 달성하는 것이다. 이것의 성공여부는 자동차 중심의 경관이 얼마나 바뀌느냐를 보면 알 수 있다. 압축형 개발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근린생활권을 회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걸을 수 있는 쾌적하고 안전한 녹지가 많고, 걸어서도 생활이 가능하며, 길에서 이웃을 만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을 의미하고 환경오염, 혼잡, 사고, 고립, 고비용 등의 문제를 지닌 자동차에 대한 의존을 과감히 떨쳐낸 인간중심의 도시를 볼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 또한 첨단기술이 적용되면 도시의 효율이 높아지고 공공뿐만 아니라 개인도 비용이 줄어든다. 이는 좋은 생활환경을 원하는 국제기업과 전문인들을 모이게 하고 그들은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한 융합의 인프라 위에서 비즈니스와 기술의 활발한 교류와 발전을 경험하게 된다. 좋은 일자리가 생기는 생태계가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이 신개념 도시는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대안이기도 하다. 탄소세, 탄소배출권 등의 규제를 통한 방법은 경제성장 위축, 선후진국간 형평성 문제 등으로 쉽지 않다. 탄소배출의 53%를 차지하는 자동차와 건물부문의 획기적인 절감이 없이는 이뤄지기 어렵다. 뉴욕의 1인당 탄소배출량은 미국 평균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도시는 대중교통을 가능하게 하며 압축형 도시는 이동을 최소화한다. 그린 어바니즘을 바탕으로 디자인된 근린형 생활권,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에너지 절감형 빌딩과 효율성을 높인 도시 인프라는 탄소배출저감 목표달성의 거의 유일한 길이다.
관건은 '잘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연수 고려대 그린스쿨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