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한 중학교 교사이자 중학생 자녀를 둔 A씨는 요즘 학부모와 학생들을 상담할때면 난감한 경우가 많다.

사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고민에 대해 "진도외 교육은 학습환경을 망치는 등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답해주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자녀는 수업후 학원으로 직행하며, 사교육의 도움을 받고 있다.

A씨는 "교사와 학부모라는 양면적 입장에서 이중적이 될 수밖에 없다"며 "내 아이에게 있어서는 부모로서의 신분이 더 부각되는 것 같다"고 부끄러워 했다.

일선 교사들중 대다수는 선행 사교육때문에 수업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신의 자녀에게는 사교육을 시킨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교사들 스스로 공교육 붕괴에 일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8일 시민단체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이 최근 전국 초·중·고 교사 69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시행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6%가 사교육이 수업에 차질을 준다고 답했다.

이에 대한 이유로는 '아는 내용이라며 집중하지 않는다'(이하 복수응답·66%), '지나친 학습으로 공부에 흥미가 없다'(61%), '늦은 귀가나 수면부족으로 조는 경우가 있다'(42%), '수업시간에 사교육 관련 숙제를 한다'(32%)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응답 교사중 93%는 '동료 교사가 자기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답해 교사와 부모로서의 행동이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교사들은 학생에게 사교육과 관련된 상담 요청을 받았을 때 75%는 사교육을 받지 말라고 조언한다고 답했다. 가장 큰 이유는 '자기주도적인 학습 습관을 망가뜨리기 때문'(68%)이라고 밝혔다. 교사들의 55%는 사교육을 받는 것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답하기도 해 사교육에 대한 엇갈린 생각을 드러냈다.

단체 관계자는 "사교육문제 해결을 위한 공교육 현장 교사들의 노력, 교직사회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태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