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연세대)가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은메달을 차지했다.
손연재는 28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페사로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대회 개인 종목별 결선 리본 종목에서 17.483점을 획득하며 1위 멜리티나 스타니우타(17.850점·벨라루스)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FIG 리듬체조 월드컵에서 은메달을 손에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 연재는 이날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에 맞춰 흑조로 변신한 리본 종목에서 우아하고 매끄러운 연기를 펼쳤다. 음악과 한 몸이 된 듯한 표현력과 역동적인 댄스 스텝, 흔들림없는 9바퀴 포에테 피봇도 관중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손연재는 파트리치오 부안느가 부른 '벨라 벨라 시뇨리나'에 맞춰 연기한 곤봉에서 17.067점을 받아 5위에 머물렀다.
예선에서 매끄러운 연기를 선보이며 5위로 곤봉 결선에 진출한 손연재는 이날 수구를 떨어뜨리는 실수를 한차례 저질러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전날 끝난 개인종합에서 손연재는 후프(16.650점)·볼(16.217점)·리본(17.233점)·곤봉(17.600점)에서 최종합계 67.700점을 거둬 54명 중 개인종합 9위에 오른 바 있다.
손연재는 은메달을 딴 후 "한국 선수로 월드컵 시리즈에서 첫 은메달 따게 돼 정말 기쁘다.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거둬 한국 리듬체조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손연재는 올 시즌 바뀐 국제 리듬체조 규정에 맞춰 음악과 작품을 전부 바꾸고 표현력과 예술성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뒀다.
이달 초 올 시즌 처음 출전한 리스본 월드컵에선 합계 66.200점을 받아 개인종합 9위에 올랐다. 당시 볼·후프·리본 3종목에서 결선에 오른 뒤 볼 종목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세계선수권대회 때 상위권에 든 주요 선수들이 출전하는 이번 대회에서도 은메달을 손에 넣으며 좋은 페이스를 이어갔다.
손연재는 이번 대회 후 불가리아로 자리를 옮겨 오는 5월4일 개막하는 소피아 월드컵에 출전한 뒤 8월 말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한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