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순 구리시장
남태평양 한가운데에는 투발루섬이라는 곳이 있다. 남태평양의 비경을 자랑하는 이곳은 최근 '비운의 섬나라'라고도 불리고 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면 상승으로 인해 지난 수십 년간 2개 섬이 바다 아래로 잠겼고 머지않아 전 국토가 잠길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환경전문가들은 투발루섬이 가라앉는 이유로 선진국들의 이산화탄소 대량배출을 꼽고 있다. 선진국들의 무분별한 도시개발이 투발루섬에는 재앙이 되어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구리시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과 아차산 한강을 경계로 북동쪽에 접하고 있는 도시이다. 구리시에는 한강과 왕숙천이 범람하여 형성된 퇴적층인 '토평벌'이 있다. 70년대까지 근교농업이 발달했던 이곳은 그러나 산업화 과정 중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람이 모여들고 공장들이 들어서자 한강지류인 왕숙천 장자못으로 오염물질을 흘려보내게 되었고, 이로 인해 한강상수원 오염의 주범으로 꼽혔었다. 특히 구리시는 왕숙천(L 38㎞) 유역면적(275㎢)의 최하류로 면 7.7㎞ 정도밖에 접해있지 않지만 가장 하류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으로 왕숙천 수질오염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안고 있다.

이러한 구리시가 최근 구리월드디자인시티(GWDC) 조성사업으로 인해 또다시 환경오염 문제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구리월드디자인시티(GWDC) 친수구역 조성사업은 고급호텔, 리조트, 고급주택 등에 사용되는 가구, 인테리어 제품을 전시 주문 제작 판매하는 아시아 최초의 Hospitality 디자인 센터와 MICE산업 등이 융합된 신성장 디자인산업이다. 문제는 이러한 GWDC 사업으로 인해 한강 수질오염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라는 말처럼 과거 한강오염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경험에 따른 우려인 것이다. 또한 최근 투발루섬과 같은 심각한 환경재해 사례를 자주 접한 결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우려일 뿐 현실은 아니다.

먼저 사업시행으로 인해 발생되는 생활하수는 환경부에서 직접투자 개발하여 현재 운영 중인 하수처리 최첨단공법인 I³ System(계획용량 2만5천㎥/일) 처리방식을 활용하여 전량 수영용수(인체에 해가 없다는 의미, BOD 3.0mg/L 이하) 수준 이하로 처리하게 된다. 따라서 수질오염은 어불성설이다. 그리고 하수처리수는 사업지구 내 물순환시스템을 구축하여 재이용할 계획이다. 또한 비점오염원은 투수성포장, 침투시설, 습지조성 등 저감시설을 설치하여 오염부하량을 저감하는 환경계획을 수립할 계획이기 때문에 한강 수질오염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오히려 GWDC 조성사업 시행 전과 사업시행 후에 한강수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전문가에 수질예측모델 용역을 의뢰한 결과, BOD(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가 현재보다 사업시행후가 낮게 예측되어서 한강수질이 더 개선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하였다. 이는 환경부의 한강잠실수중보의 BOD 목표치보다 낮은 결과다.
현재 사업 예정 지구는 그린벨트지역이지만 규제대상 미만인 축사, 고물상, 재활용품선별장, 창고, 비닐하우스 등에서 사용하는 고농도의 비료, 농약 등으로 사실상 오염부하량이 높은 지역이다. 그러나 수질과 생태계를 복원하는 디자인시티가 들어서면 오히려 오염부하량이 136㎏/일로 더 낮아지게 되어 한강 본류 수질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다.

구리시는 투발루섬의 교훈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GWDC 조성사업을 통해 주변지역의 생태계, 자연경관 등 각종 환경요소와 생태적 기능들이 종합적 유기적으로 연결 보호 관리될 수 있도록 환경생태계획을 수립하였다. 그리고 그 내용을 기초로 하여 녹지축(Green Network), 수변축(Blue Network), 바람길(White Network)을 설정, 환경이 복원되는 수범디자인 도시를 탄생시킬 계획이다. 자연을 배려한 도시개발인 구리월드디자인센터의 화려한 탄생을 기대해 본다.

/박영순 구리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