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민들이 영하 20도 안팎의 강추위속에 시내버스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도민들은 시내버스들이 배차시간을 지키지 않는 것은 물론 툭하면 결행까지 일삼는 바람에 거리에서 수십분씩 덜덜 떨기 일쑤라며 분노하고 있다.
 자가용으로 안양시 인덕원에서 서울 서초구까지 출·퇴근하는 안양시민 유모씨 부부는 눈이 내린 지난 8일 시내버스로 출근하려다 40분 이상을 추위에 떨어야 했다.
 유씨 부부는 이날 오전 8시께 인덕원에서 S운수의 550번과 552번을 40분이나 기다린 끝에 겨우 탈 수 있었다. 유씨는 “8시25분쯤에 550번 버스가 지나가기는 했는데 손짓하는 승객들을 외면한 채 그냥 지나쳤다”고 말했다. 유씨는 또 “30분쯤 기다리다 회사에 전화하니 남태령길이 빙판이 돼 들어오지 못한다고 변명했지만 남태령은 시속 70㎞ 이상으로 달릴만큼 상태가 좋았다”고 분개했다. 550번과 552번 버스의 배차간격은 10~20분이다.
 경기도 홈페이지 열린광장에 지난 10일 '시내버스 불친절'이란 글을 올린 고양시민은 시내버스가 정거장에 정차하지 않아 흙탕물에 발이 빠지는 고통을 겪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시내버스조합 이사장, 관련 공무원, 33번·77번 기사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며 “댁의 사모님과 자식들도 버스 타고 다닌다”고 충고했다.
 1550-2번을 타고 용인시 수지에서 서울 사당동으로 출퇴근하는 30대 남자는 배차간격이 무려 60분으로 한번 차를 놓치면 1시간을 추위속에 떨며 기다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 노선을 운행하는 K고속은 승객이 적어 차량을 늘릴 수 없다며 승객 불편을 외면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지난 6일 오후 8시40분께 수원시 고등동 사거리에서 S여객 시내버스를 탄 30대 주부는 운전기사에게 “신호등이 바뀌었으니 빨리 가자”고 했다가 위협운행의 공포에 시달리고 입에 담지 못할 심한 욕설을 들어야 했다. 이 주부는 “너무 무서워 112에 신고를 하고 회사측에도 전화했지만 오히려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았다”고 말했다.
 경기도청 교통과 관계자는 “매일 10여건 이상의 교통불편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며 “승객들이 강추위속에 떨지 않도록 법규를 지키도록 지도하고 있으나 민원이 여전하다”고 전했다. /洪正杓기자·jp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