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명절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들 것 같네요….”
 주부 김모씨(35·인천시 연수구 옥련동)는 닷새 앞으로 다가온 설 명절이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대우자동차에 근무하는 남편(41)이 수개월간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여기저기서 빌린 돈으로 생활하며 쪼들려온 터라 설 음식을 마련하는 것조차 버겁기 때문이다.
 김씨뿐만 아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많은 서민들이 설을 앞두고 시름에 젖어있다. 더욱이 최근 계속된 폭설과 혹한으로 제수용품 가격이 오름세를 보여 차례상 차리기도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지난 17일 오전 11시께 인천시 남동구 농산물도매시장.
 무 18㎏에 4천~5천원, 배추 1포기에 1천~1천500원, 대파 1단에 1천500원 등으로 지난해 설 무렵보다 25% 가량 올랐다. 느타리버섯의 경우 2㎏ 1박스에 1만2천~1만4천원이나 물량이 모자라 매일 2천여원씩 뛰고 있다.
 이날 오후 3시께 인천시 중구 신포시장. 최근 내린 폭설로 천막지붕이 무너져 내린 모습만큼이나 썰렁한 분위기다.
 “IMF 초기 때도 이렇게 어렵진 않았어요. 요즘은 손님 구경하기조차 힘든 형편입니다.”
 S수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정모씨(42)는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며 “하루 3만~4만원 벌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예전에 비해 생선값은 크게 오르지 않았지만 손님이 없어 재고만 늘고 있다는 게 정씨의 얘기.
 특히 주부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더욱 높다.
 “조기 3마리 1만원, 동태포 1㎏ 5천원, 갈치 1마리 5천원….”
 이날 신포시장을 찾은 주부 장모씨(53·중구 연안동)는 “아무리 아껴도 차례상 한번 차리는데 14만원 정도는 들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채소값이 너무 올라 살 엄두가 나지 않아 우선 제사때 쓸 동태포와 밤, 대추만 사가는 길”이라며 “최대한 지출을 줄여 명절을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徐晋豪·李宇晟기자·prov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