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25·KB금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네번째 우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는 6일(한국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 리조트(파71·6천379야드)에서 열린 킹스밀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4타를 줄이며 역전 우승에 도전했지만 합계 8언더파 276타로 단독 7위에 올랐다.

크리스티 커(미국)는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합계 12언더파 272타로 동타를 이룬 뒤 연장 2차전에서 승리, LPGA 투어 통산 16승을 수확했다. 우승 상금은 19만5천 달러(약 2억1천만원).

지난주 노스텍사스 슛아웃에서 우승, 시즌 3승을 거둔 박인비는 KB금융그룹과 메인스폰서 계약을 맺고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2주 연속 우승을 노렸다.

단독 선두 커에 6타를 뒤진 채 4라운드를 시작한 박인비는 전반에 버디 4개를 쓸어담으며 맹추격을 시작했다.

후반들어 버디퍼트가 홀을 외면, 타수를 줄이지 못한 박인비는 15번홀(파5)에서 세번째 샷으로 볼을 홀 1.2m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 단독 선두를 달리던 커에 2타차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커와 페테르센은 14번홀부터 버디 공방을 펼치며 다른 경쟁자들을 따돌린 뒤 72홀 정규경기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에서 커는 1.5m짜리 버디 퍼트를 놓치는 바람에 2차전으로 끌려갔다.

같은 홀에서 이어진 2차전에서 커는 두번째 샷으로 볼을 그린 위에 올린 뒤 2퍼트로 마무리, 보기에 그친 페테르센을 꺾었다.

아버지와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눈 커는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했지만 아버지가 우승 모습을 지켜 본 것은 처음"이라며 "연장전에 들어갔을 때 '아버지가 있을 때 지면 안돼'라고 되뇌었다"고 말했다.

10언더파 274타를 쳐 공동 3위에 오른 이일희(25·볼빅)의 선전도 눈부셨다.

2010년 미국 무대에 진출한 이일희는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 공동 4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선두에 4타 뒤진 이일희는 전반에 1타를 줄였지만 후반들어 13번홀(파3)부터 3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 우승 경쟁에 뛰어 들었다.

하지만 16번홀(파4)에서 2.7m거리에서 친 버디 퍼트가 빗나가 파에 그치면서 상승세도 멈췄다.

태국의 신예 에리야 쭈타누깐도 마지막날 5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러 이일희와 함께 공동 3위(10언더파 274타)에 올랐다.

세계랭킹 2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박인비보다 1타 앞선 공동 5위(9언더파 275타)에 자리했다.

한편 박인비는 "이번 주에는 일본투어 살롱파스컵 대회(9∼12일)에 출전한 뒤 한국에서 1주 정도 휴식을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박인비는 16일 개막하는 LPGA 투어 모빌베이 클래식에는 출전하지 않는다. /연합뉴스